[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정부 주도로 실시됐던 정유업체의 기름값 리터당 100원 할인정책이 3개월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애초 우려됐던 기름값 인상 소동은 없었으며 되려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유업계가 석유제품가의 단계적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기름값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 국제 석유제품가 하락..국내 기름값 연착륙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까지 전국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20.03원, 경유는 1744.32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각각 리터(ℓ)당 1.83원, 1.87원 인하된 가격이다.
특히 정유업체들이 3개월 한시적으로 기름값 100원 인하에 나서기 직전인 지난 4월6일 1970원에 비해 50원 가량 더 떨어진 수준이다.
정유업계는 무엇보다 국제적인 비축유 방출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진 점이 국내 기름값 연착륙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아직까지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유소 역시 기존에 받았던 기름 공급량이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최근 주유소 공급가격의 단계적 인상 방침을 밝힘에 따라 나머지 정유 3사도 인상 여부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지난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름값 결정은 자발적으로 하는 게 가장 좋다"며 "단계적 인상과 관련해 시장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 정유사 관계자도 "아직까지 얼마를 올릴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지만 시장 경제 흐름에 맞게 단계적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전에
SK(003600)에너지가 100원 할인을 시작했을 때 나머지 정유사들이 모두 동참했듯이 GS칼텍스가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면 그 외 정유사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정유업계 "향후 기름값 인상 불가피할 전망"
하지만 인상 타이밍을 잡고 있는 정유업체들은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지난 6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 환율안정 등을 감안해 기름값 환원과정에서 담합이 없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역시 지난달 "정유사들이 아름다운 마음에서 인하한 만큼 거둘 때도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관 지경부 제2차관도 지난 4일 SK에너지를 두고 "카드할인을 종료하고 공급가격은 내리라"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 역시 지난 6일 정유 4사의 리터당 100원 할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민관 차원의 압박과 견재에도 불구하고 향후 정유사들의 단계적 공급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기름값 판매가격 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단계적 인상 기간 동안 국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인상폭이 제한될 수 있겠지만 국제 가격이 반등할 경우 그 인상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