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외국자본, 현지 노사문화 존중해야"

스페인 노총 위원장 방한 "한국판 산탄데르는 어려울 것"

입력 : 2011-07-15 오후 3:12:09
[뉴스토마토 황인표, 박미정 기자]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적 은행이 된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 모델이 한국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페인의 로드리게즈 노총 위원장(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금융노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금융기관들이 닮고 싶어하는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은 정확한 길이 아니다”며 "이는 한국과 스페인이 처한 조건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즈 위원장은 "스페인은 유럽연합(EU)에 속해 공동체이자 공동화폐를 쓰다보니 산탄데르 은행은 유럽의 은행이 됐다"며 "그러나 한국의 경우 외국자본을 유치하지 않는 이상 은행 대형화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자본들은 한국내 노사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탄데르가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던 것은 고객층을 두텁게 한 후 스페인 내 중소형 은행간 M&A를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이후 남미 진출을 모색하는 등 25년간 무리없는 M&A를 추진해왔고 금융 기술면에서도 선진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내 하나금융지주(086790) 인수를 반대하는 외환은행(004940) 노조원들의 투쟁과 SC제일은행 노사 갈등에 대해 로드리게즈 위원장은 "스페인은 노사관계가 안정적"이라며 "노사가 합의한 사항을 적극 지키려 하고 사측이 이를 위반하지 않는지 지켜보는 게 노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 인수합병후 지점 조정 문제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많은 문제를 겪는데 스페인 은행의 경우 연금을 주고 예상되는 피해 이상의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즈 위원장은 스페인 양대노총 중 하나인 UGT의 대표로, 스페인은 우리보다 앞서 복수노조를 시행하고 있다. 스페인의 6인 이상 기업 노조원은 4년마다 투표를 통해 상급 노조로 UGT 또는 다른 노조인 CC.OO를 선택할 수 있다. 전체 노동자 80%이상이 양대노조에 가입해 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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