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엔화 가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탈일본'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은 일본의 주요 IT기업들이 "더 이상 일본 내에서 사업을 못하겠다"며 생산 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구보 마사토 도시바 부회장은 "일부 사업분야의 경우 일본 내 생산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고, 가토 마사루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에노야마 마코토 파나소닉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엔고화 함께 법인세와 전력부족으로 일본 내 생산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엔화는 기업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80엔을 넘어 현재 7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달러나 유로화 대비 1엔씩 오를 경우 연간 8~9억엔씩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엔고로 인해 지난분기 일본의 대표적인 수출기업들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닌텐도는 2011년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377억엔의 적자를 냈다며, 이번 회계연도 순익을 기존의 1100억엔보다 82% 낮춘 200억엔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의 최저 수준보다도 70% 낮은 수치다. 이에 일본 증시에서 닌텐도의 주가는 이날 하루 20%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일본 최대 가전업체 소니도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800억엔에서 600억엔으로 25%나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