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추억'..힘겨웠던 6일간의 악몽

입력 : 2011-08-10 오후 4:30:28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미국 더블딥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증시 급락이 6일간 지속되면서 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던 지난 6일간 코스피지수는 무려 370.96포인트(17.08%) 하락했고, 시가총액 208조9872억원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11.5포인트(20.48%)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22조212억원이 줄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등 제동장치들이 모두 발동됐지만 한번 무너진 투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방죽 터지듯 연일 쏟아지는 매도 물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비행하던 코스피 지수를 결국 '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려 놨다.
 
◇ 8월1주, 기대감 등진 채 증시 하락
 
7월 조정기를 지나고 8월에는 완만한 상승기조를 기대했던 시장은 월초부터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 2일 미국 경기침체와 중국 긴축 우려가 글로벌 시장에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증시와 함께 코스피지수 역시 2.35% 급락했다.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일단락됐지만 7월 ISM제조업지수가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오히려 확대된 것.
 
전날 낙폭이 컸던 만큼 3일 개인은 7090억원 사들이는 등 저점매수에 나섰지만 시장은 개미들의 부푼 꿈을 밟아버렸다. 미국 정부의 부채 문제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는 120일선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3일 연속 2%대 하락을 기록했고, 5일에는 5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됐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8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대부분 2000~2250포인트 안팎. 시장은 이제 극도의 패닉속에서 손에 쥔 주식을 모두 던져대기 시작했다.
 
◇ 8월2주, 시작에 불과했다..'낙폭 확대'
 
주말을 지나며 신용평가사 S&P가 미국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8일 국내 증시에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 했다. 한국거래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내느라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코스닥에서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2년10개월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뒤이어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2년7개월 만이다.
 
9일 코스닥 서킷브레이커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이틀 연속 발동됐다. 장중 120포인트가 넘는 급등락을 보이자 시장은 온통 공포에 휩싸였다. 6일째 이어지는 외국인의 매도로 장중 1700선이 깨지면서 1684.68포인트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금융감독당국은 비상이 걸렸고,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들은 긴급 회의를 열고 허둥지둥 증시 안정 대책들을 쏟아 냈다. 오후들어 연기금들이 주포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자 사망 직전의 증시는 산소호흡기를 단듯 간신히 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10포인트(3.64%)하락한 1801.35에 장을 마쳤다.
 
◇ 반등 신호탄..'단기 반등 vs 추세 상승(?)'
 
10일 간밤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현재 0%대에 머물러 있는 기준금리를 오는 2013년 중반까지 계속 유지키로 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가 급등하자 코스피지수도 큰 폭으로 상승 출발했다. 4.22% 오른 1877.40에 개장하며 7거래일만에 반등을 기록했다.
 
외국인매도와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코스피는 점차 상승폭이 줄이며 1806.24포인트에서 장을 마쳤다. 2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모두 소화해내면서 지수 하락을 막아낸 것. 
 
큰 폭의 반등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것.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도 1조2829억원의 매도 규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11일 옵션만기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6일 간 낙폭이 컸던 만큼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추세가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경기 회복세가 꺽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 유럽 위기가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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