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의 비상..성공하려면 HMC證처럼

HMC 스팩2호 연내 상장 추진

입력 : 2011-08-17 오후 2:38:31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국내 자본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어온 기업인수목적주식회사(SPAC)가 시장에 처음으로 합병상장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시장이 외면한 우량기업을 시장에 소개하는 스팩은 지난 2009년연말이후 증권사들의 화두로 등장했지만 합병예비심사와 합병승인과정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며 뜨거웠던 열기가 한 풀 꺽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선 첫 번째로 합병상장 성공한 HMC투자증권(001500)이 추가적인 2호 상장에 연이어 나서는데다 넘버원 자리를 빼앗긴 증권사들의 공습이 거세지며 또 다른 돌풍이 예상된다.
 
◇ HMC證, 스팩업계 최강자 꿈꾼다
 
지난 4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화신정공과 합병을 결정한 HMC스팩1호(126640)이 상장명을 화신(010690)정공으로 바꾸고 2266만주를 추가로 발행하며 17일 코스닥시장에 합병 상장했다.
 
화신정공은 이날 전거래일 보다 1.4%가량  높아진 2485원에서 시초가를 기록하며 거래에 나섰다. 
 
합병상장에 성공한 화신정공은 지난해 매출 847억3400만원, 당기순이익 47억1600만원을 기록한 자동차 샤시부품 제조업체다.
 
스팩시장의 연이은 실패속에 화신정공이 업계 최초로 합병상장에 성공한 것은HMC투자증권의 선택과 집중이란 스팩시장 접근이 해법으로 작용했다.
 
HMC투자증권은 합병 대상기업 선정단계에서 모기업인 현대차(005380)그룹의 2차 협력업체중 자산과 수익가치가 높고 이후 성장성이 높은 우수한 기업을 선택했다.
 
화신정공도 단일 기업공개(IPO)를 통하는 복잡함보다는 스팩 1호라는 상징적 의미에 주요 매출처인 현대차와의 연계로 안정성이 높은 HMC투자증권을 택하는 '윈윈'해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여타 증권사와 달리 HMC스팩이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합병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특성을 감안한 성장성 합병대상을 선정한 것이 주요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화신정공이 현대차 그룹의 글로벌 확대에 최대 동반수혜가 높은 기업이란 점, 증권사중 자동차 부품업종에 대한 업권이해력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HMC의 화신정공 선택은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합병상장에 성공한 HMC투자증권은 스팩1호의 성공에 힘입어 신재생과 탄소저감에너지, 수처리 관련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HMCIB 제2호 스팩'을 설립하고 예비심사청구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로뛰어든 스팩시장에서 연이은 합병상장 성공 스토리를 통해 국내 스팩시장에서의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HMCIB 제1호 스팩에 이어 제2호 스팩 대표이사를 맡은 김정태 사장도 "앞으로 좋은 회사들을 계속 발굴해 HMC 스팩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아직도 역량있는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많은 만큼 관련업체들을 잘 살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의 합병예비심사를 받고있는 HMCIB 제2호 스팩은 HMC투자증권을 비롯해 기관투자자인 사학연금재단, 과학기술인공제회, 신한캐피탈 등이 발기주주로 참여해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스팩 규모는 200억대 초반으로 낮춰 합병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HMC투자증권은 "스팩 2호도 한국거래소의 합병예비심사 단계를 거치면 빠른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을 승인하고 연내 상장에 나설 것"이라며 스팩분야에서의 연이은 성공 가능성을 예고했다.
 
◇ 스팩, 기대주서 주도주로 도약하나
 
지난 2009년 12월 도입된 스팩은 지금까지 22개가 상장됐고 공모자금만도 605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국내 1호를 위해 추진되던 대우증권(006800)대신증권(003540) 등이 연이어 합병예심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며 스팩시장의 열기는 한 풀 꺽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팩중 처음으로 합병예비심사를 통과하며 터치스크린패널업체인 선탤과 합병에 나섰던 대신증권그로쓰스팩은 주식매수청구가격이 최근 주가보다 높아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실현을 위해 합병을 반대하며 합병결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합병기업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며 주가가 주식매수 청구가격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시장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는 적절한 시기에 맞춰 합병결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롬투정보통신과의 합병을 추진하던 부국퓨쳐스타즈스팩과 한양스팩, LIG스팩 역시 공모가보다 낮은 매수청구가격에 대한 주주의 반발로 지지부진한 상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화신정공의 합병상장 1호 성공에 힙입어 스팩시장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투기우려로 비상장법인의 자본환원율을 5%에서 10%로 상향조정함에 따라 기업공개(IPO)대신 복잡한 스팩을 택하는 장점이 없어졌다"며 "시장의 유동성도 커지는 등 우량 비상장 회사들의 합병에 대한 효과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외적 악재에도 제1호 합병 상장이 성공을 거둔데다 당국의 IPO 요건 강화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적인 합병 성사는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달 자전거 전문업체인 알톤스포츠와의 합병을 승인받은 신영증권 신영스팩1호는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국내에선 두 번째로 합병상장에 나선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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