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혐의로 기소된 12개 증권사 전·현직 사장들과 스캘퍼(초단타매매자) 조직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연루된 피고인이 40여명에 이르고 혐의 사실 입증이 쉽지 않아 재판이 쉽게 결론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 40여명의 피고인, 5개로 나뉜 재판
이번에 검찰에 기소된 12개 증권사 전·현직 사장들과 스캘퍼 조직원들은 총 40여명에 이른다.
피고인이 40여명에 이르고 각 증권사마다 조금씩 사건의 성격이 다른 까닭에 ELW 재판은 모두 5개로 나누어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19일 ELW 부당거래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 사장들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이러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재판부는 "40여명의 피고인이 사건의 성격상 연관이 없지 않지만 재판부 사정상 이들 사건을 병합해 처리할 수는 없다"면서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 증인신문 등 재판 절차를 다른 재판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학계나 IT전문가와 같이 공통적으로 겹치는 증인들을 재판이 열릴 때마다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같은 신문 내용을 반복하지 않도록 검찰과 변호인 측도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 재판부의 ELW 거래 시연도 쉽지 않을 듯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담당 재판부가 스캘퍼의 주식거래 방법을 직접 체험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면서 "실제로 어떻게 주식거래가 이뤄지는지, 일반인들과 스캘퍼의 주식거래 차이점이 뭔지 직접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19일 열린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공판에서 변호인측은 "실제로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변호인측은 "증권사마다 시스템이 달라 거래 방법에 차이가 있다"면서 "ELW거래 당시 스캘퍼들에게 제공한 전용선은 문제가 된 후 모두 철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로써 재판부가 당시 스캘퍼들에게 어떤 편의가 제공되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남삼현 이트레이드 증권 대표는 "초단타매매와 관련해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스캘퍼들과의 공모사실도 없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제공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