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있어 코스닥"..코스피로 이사가는 우량기업

입력 : 2011-09-16 오후 2:41:44
[뉴스토마토 강은혜기자] 저평가 받고 있는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을 버리고 유가증권시장으로 갈아타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무럭무럭 잘 자란 기업들이 더 큰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문제는 우량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 코스닥시장의 염원인 안정성과 신뢰성 회복에 요원해 진다는 것.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원화된 시장에서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코스닥 나름대로의 시장을 지키기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코스닥 떠나는 기업들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으로 둥지를 옮긴 코오롱(002020)그룹 계열사인 코오롱(002020) 아이넷을 시작으로, 지난 7일에는 ‘미샤’를 대표 브랜드로 소유하고있는 화장품 전문 업체 에이블씨엔씨(078520)가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식을 가지며 새출발을 시작했다.
 
하나투어(039130)는 지난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기 위해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를 결의했다. 이어 다음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하나투어는 이전 이유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의견 수렴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볼 때 프로그램과 기관 매수세 유입을 늘릴 수 있고,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
 
이동통신 시스템 부품 제조업체 파트론(091700)도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준비가 한창이다. 파트론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이전 상장에 대해 결정하고 다음달 29일 주주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을 허락 받지 못한 기업도 있다. 지난 5월 주권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SIMPAC METALLOY(090730)(심펙메탈로이)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미승인’통지를 받았다. 
 
그러나 심펙메탈로이 측은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장담할 수는 없으나 보완할 점을 다시 준비해 이전 상장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 코스닥, 떠날 기업들 붙잡는 대책도 필요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은 벤처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취지를 가진 곳이기 때문에 성장궤도에 올라온 기업이 유가증권으로 이전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우량 기업들의 코스닥 이탈 현상이 결국 코스닥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공감은 하고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처럼 이원화된 시장에서는 소위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가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이어 “때문에 코스닥시장도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서 기업들을 잔류시키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며 “상장기준에 미달한 기업들을 퇴출시키고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등 앞문보다는 뒷문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코스닥 정체성에 부합하는 기업들은 코스닥에 남도록 시장정화작업을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은 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거나 액션을 취하기 힘들기 때문에 현재 검토 중이라는 말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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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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