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수천억 불법대출 무더기 적발..계좌추적에 ‘덜미’

입력 : 2011-09-19 오전 10:55:06
[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올 하반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저축은행들의 불법대출이 적발됐다.
 
대주주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거액을 몰아주거나 차명계좌와 특수목적법인(SPC)을 동원해 불법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영진단을 마친 85개 저축은행에서 이 같은 불법행위가 포착됐다.
 
토마토·에이스·파랑새 등 영업 정지된 3개 저축은행은 부산저축은행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주주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몰래 대출했다가 금감원의 계좌추적에 꼬리가 잡혔다.
 
불법대출은 사업장마다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저축은행의 경우 수도권 소재 개발 프로젝트 2곳에 빌려준 돈이 전체 자산의 70%인 6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저축은행도 여러 개 차명계좌나 불법 SPC를 만들어 대출을 은폐·축소하는 수법으로 대주주가 사실상 소유한 업체에 돈을 대준 것으로 조사됐다.
 
대주주 대출은 저축은행법상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대출한도를 넘긴 대출은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뿐 아니라 적기시정조치를 받지 않은 나머지 저축은행에도 마찬가지였다.
 
대출한도란 동일인에 대한 대출 총액이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20%(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저축은행들이 저지른 불법 가운데 약 90%가 한도위반이다.
 
불법이 드러나 고발될 저축은행은 많게는 2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진단 과정에서 나타난 불법대출에 대해서는 벌률 검토 등을 거쳐 조속히 검찰에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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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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