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블리자드가 아이템 경매장 시스템을 한국에서 서비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등급위원회가 이를 허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마이클 모아임 블리자드 CEO는 22일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 호텔에서 ‘디아블로3’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디아블로3’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PC게임 시리즈 최신작으로, 이용자들간에 현금으로 아이템 거래가 가능한 ‘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모아임 CEO는 간담회에서 “‘디아블로2’의 전례로 봤을 때 ‘디아블로3’에서도 아이템 거래가 활발해 질 것이며,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한국에서도 전세계와 똑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 안에서 얻은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돈을 잃어버릴 수 있는 도박과 전혀 다르다”며 “법조팀을 통해 한국 정부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사행성’을 이유로 게임 속에 거래 시스템을 넣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금지와 상관없이 게임 아이템 거래는 게임 외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국내만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부와 게등위는 ‘디아블로3 경매장 시스템’을 허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나빠진 상태에서, ‘경매장 시스템’을 허용하게 되면 여론의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여성가족부가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을 노리는 상황에서, ‘경매장 시스템’ 허용은 더욱 부담스럽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경매장 시스템’에 대해 논리적인 설득을 해도, 여가부가 ‘사행성’과 ‘과몰입’ 등 감정적인 이슈로 몰고 가면 국민 인식은 나빠진다”며 “여가부 쪽에 ‘문광부가 국민들을 도박 중독과 게임 중독에 몰아넣고 있다’는 식의 공격을 허용할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셧다운제 등 게임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게임 심의 권한까지 가져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가 낮고, 여가부가 규제감독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부가 섣불리 거래시스템을 도입하기는 어렵다"며 "한국 이용자들이 해외 이용자들에 비해 상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