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을 강화하겠다며 지식경제부가 이른바 'SW뱅크' 설립을 추진키로 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 사업자 후보인 삼성, 현대, LG, SKT 등 국내 통신·포털사 등도 투자 요청을 받고도 미온적인 태도여서 SW뱅크 설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대기업들은 SW뱅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기능과 운영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현 상황에서는 투자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지경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SW뱅크 관련 사항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반면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받았다.
정부가 내년 1월 소프트웨어(SW) 자산의 거래와 성장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민관 공동투자로 설립된 주식회사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SW수요 대기업과 이동 통신사, 포털사와 같은 민간기업이 400억원을 공동 출자하고 400억원을 차입해 총 8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형성할 계획을 세웠다.
또 주파수 할당으로 추가로 조성되는 정보통신진흥기금 60억원과 일반회계 70억원을 활용해 신규 예산으로 13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SW산업은 고위험·고수익 산업으로 벤처투자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벤처 캐피탈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경부는 초기 SW기업의 안정적인 성장 지원을 위한 SW특화펀드 'SW 스타트업 펀드'(가칭)를 설립하려고 구상 중이다.
초기 SW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SW뱅크 출자 비율을 80% 이상으로 늘리고, 펀드 운용기간을 10~12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정부 출자를 통한 기관 설립이나 펀드 설치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부 출자하면 사실상 공공기관 신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공공기관 신설을 억제하는 공공기관 선진화 시책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주도로 펀드를 출자할 경우에도 신규 펀드보다는 이미 설립된 모태펀드나 신성장동력펀드 등을 활용하라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이라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으며 이를 설립할지 안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