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받고 간첩으로 몰린 고 변두갑씨가 27년만에 이뤄진 재심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29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변씨에 대한 재심판결에서 "가혹행위를 통한 피의자 신문 조서 등은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진실 ·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조사결과 변씨는 조사과정에서 당시 안기부로부터 68일 동안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런 절차를 통해 안기부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 등이 증거능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변씨가 한 '북한이 기계영농을 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위해 수해돕기물자를 보냈다'는 발언 등을 반국가활동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찬양고무죄 부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1985년 과수원을 운영하던 변씨는 간첩들과 어울려 다닌다는 이유로 안기부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변씨는 간첩죄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변씨는 같은해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 받았으며 3년이 지난 1988년 가석방됐지만 지난 2004년 사망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2009년 변씨가 가혹행위에 의해 강요된 진술로 중형을 선고받은 인권침해 사례라고 판단, 재심 권고 결정을 내렸고 변씨는 재심을 청구해 27년만에 억울함을 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