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현대기아차가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를 또 한번의 기회로 삼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신차 출시 등 공격 경영으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 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도요타를 추격하면서 시장점유율 10%대를 오르내리고 있고, 유럽에선 지난 9월까지 51만3000대를 팔며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해 올해 점유율 5%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9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체코의 생산기지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유럽 생산과 판매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장경영을 통해 유럽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 회장은 당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던 저력을 가지고 있다"며 "유럽 전략형 신차들이 성공적으로 유럽 판매를 견인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현지법인과 딜러들은 이같은 정 회장의 의지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실현해 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유럽의 재정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미 지난달 출시한
현대차(005380)의 프리미엄 중형 해치백 i40를 비롯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형 i30,
기아차(000270)의 신형 리오(한국명 프라이드) 등 신차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한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현대차, i시리즈 라인업으로 승부..딜러 연내 2500개로 확대
먼저 현대차는 이미 출시된 i40와 벨로스터 등 신차의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형 차급(D세그먼트) 판매 확대 선봉장인 i40는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 홈투홈 서비스 등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벨로스터도 1+2 도어의 독특한 디자인과 감성 품질을 강조하고 다음달 예정된 MTV 유러피언 어워드 스폰서십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유럽 공략의 주인공인 신형 i30까지 가세하면 현대차의 신차를 통한 유럽 공략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 현대자동차 i40(위) 신형 i30(아래)
현대차는 이같은 신차의 성공적 론칭을 위해 고객만족 서비스와 품질 강화, 딜러의 질적 개선, 판매금융 다양화 등 유럽 현지 맞춤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3년내 고객만족도 '톱3'를 목표로 '5년 트리플 케어(보증수리, 긴급출동, 차량점검)'와 비포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응대, 부품 가격 등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딜러 수도 작년보다 200개 가량 늘려 연말 2500개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아우토젠트룸 괴레스 딜러점의 한스 페테르 괴레스(Hans-Peter Goeres) 사장은 "고객들이 현대차의 디자인과 품질, 성능 등 모든면에서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출시한 i40에 대해 "그동안 전통적으로 독일이 강세인 D세그먼트(중형차 시장)에 경쟁모델이 없었는데 i40로 제대로 붙어 볼 계획"이라며 "i40가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고 독일이 위치한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돼 독일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도 갖추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 기아차, 신형 리오·K5 가세.."유럽 톱10 브랜드 진입 목표"
기아차도 신차 출시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유럽 '톱10 브랜드' 진입을 목표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형 리오의 판매 확대를 위해 광고 등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5도어에 이어 3도어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다양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국내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5를 하반기 중 유럽에 출시해 그동안 판매가 적었던 중형 세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 기아자동차 신형 프라이드(유럽모델명 리오)(위) K5(아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 차량(MPV) 시장 확대에도 대응해 유럽 생산모델인 스포티지R과 벤가를 중심으로 하반기 판매를 이끌어 나간다는 계산이다.
기아차는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전차종 7년 보증서비스를 내세워 품질과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디자인을 통한 특징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차적으로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팬유럽 광고를 통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 거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도 힘써 자체 딜러표준에 따라 딜러 시설에 대한 평가와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통일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오는 2013년 신규 전시장 디자인으로 전환을 모두 끝낸다는 방침이다.
폴 필포트(Paul Philpott) 기아차 유럽총괄법인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형차(B세그먼트)를 강화해 유럽의 악화된 경제상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내년에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공급이 부족한 스포티지와 벤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씨드 2세대 모델을 새롭게 론칭하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