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지난 1995년 처음 김치냉장고가 출시될 때 김치 보관을 위해 별도로 냉장고를 누가 구입하겠냐며 비웃던 이들의 입이 쏙 들어가게 됐다. 16년이 지난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고 가구당 보급률도 9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위니아만도 등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김치냉장고는 110만대가 판매돼 약 1조10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대형 가전사들을 포함 총 8개사가 김치냉장고를 생산, 판매 중이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보유율은 2000년 11%, 2002년 33%, 2004년 48%, 2006년 63%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위니아만도가 마케팅 전문조사 기관에 의뢰, 조사한 결과 올해 가구당 보급률은 90.4%에 달해 사실상 대부분의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와 냉장고가 최초 국산 제품이 나온 지 21년, 세탁기가 23년만에 보급률 80%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대형 가전으로서는 가장 빠른 보급 추세인 셈이다.
김치냉장고 시장의 급속한 확대는 일반냉장고와 달리 저장고를 직접 냉각해 김치를 저장, 숙성하는 기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또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발효식품인 김치가 각광받으면서 냉장고 보급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박은광 위니아만도 상품기획팀 차장은 "냉각 방식에서 김치냉장고가 한국 전통의 온돌이라면, 일반냉장고는 온풍기"라면서 "온돌이 바닥을 직접 덥히는 방식인 반면 온풍기는 바람을 이용해 간접 난방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직접냉각방식은 정온성과 장기간 수분 유지에 장점이 있어 김치의 숙성과 장기보관에 유리하다. 반면 간접냉각은 자유로운 온도 조절로 냉장·냉동 기능으로 활용이 가능해 다양한 식품을 보관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은 위니아만도의 딤채가 38.5%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한편 위니아만도,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각각 2012년형 신제품을 내놓고 연말 판매전에 돌입했다. 각사별로 스탠드형 300~500리터 용량이 최저 160만원에서 최고 400만원대까지, 뚜껑형은 120~280리터 정도 용량이 50만원에서 최대 22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