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옵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연내 지수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권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또 한번의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코스피200지수옵션 거래와 FX마진거래,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연계증권(ELS) 등 각종 파생상품의 근본적 위험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실태 조사를 마무리짓고 연내 내놓을 대대적인 규제방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증권업계와 시장은 지나친 규제로 국내 옵션시장은 물론 주식시장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사실상 시장확대 여력이 남아있는 옵션시장에서 규제로 인한 자금의 이탈은 이후 국내 증시 전체마져 외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政, 끊임없는 옵션시장 규제..이유는
정부는 올해들어 시장 안정성을 이유로 꾸준한 파생상품 관련 규제를 내놨다.
지난 3월 미결제약정 수량한도와 2015년부터 부과되는 파생상품 거래세를 내놓은데 이어 장외 파생상품 중앙 청산소의 단계적 도입,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 대폭 손질 등을 통해 발행조건을 강화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규제 움직임이 이어지며 금융감독원이 파생상품 운영 리스크를 별도로 관리하기로 한데 이어 옵션매수 전용 계좌도 폐지하는 등 지속적인 규제 강화에 나섰다.
최근에도 코스피200지수옵션의 거래승수를 현재보다 5배이상 높여 소액투자자의 피해를 사전에 막는 옵션거래단위 상향조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규제 강화에 대해 금융당국은 늘어나는 규모에 비해 복잡한 파생상품 시장구조탓에 위험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감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통해 시장에서의 안정성을 높이고 변동장에서의 개인투자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 업계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시장 위축"
반면, 업계는 금융당국의 이같은 규제 움직임이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 증권사의 파생상품 운용 담당자는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에 비해 선물옵션이나 파생상품 부문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국내 시장의 성장여력이 더 남아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는 결국 시장 자체를 위축시켜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투자분마져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증권사 입장에서 당장 수수료 감소에 따른 손익 감소나 옵션트레이딩상 제약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예측하는 것처럼 개인투자자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도 이전 해외 사례처럼 기관과 외국인의 파생시장 투자는 물론 주식시장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도 "현물과 옵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란 점에선 일단 긍정적"이라면서도 "규제로 인해 거래가 얼마만큼 줄어들지 가늠하기 어렵고 선물과 장내파생,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톱니바퀴처럼 얽혀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한쪽으로의 규제는 '풍선효과'처럼 선물옵션이나 ELW 헤지 등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무리한 규제가 자칫 2, 3차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파생부문에서 기관이 매도에 나설 뿐 개인은 매수에만 치우쳐 있어 최대손실이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위험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정부의 인위적 규제가 또 다른 시장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