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ED 합병이 삼성전기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7일 공시를 통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삼성LED와의 합병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LED는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5000원의 주식을 한주당 500원으로 분할키로 결정했으며, 이를 두고 시장에선 삼성LED가 사실상 삼성전자로 합병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잠시 삼성전자와 삼성LED로 쏠린 시장의 관심은 이제 삼성LED의 또 다른 주인인 삼성전기의 앞날로 향하고 있다.
삼성LED는 삼성그룹이 발광다이오드(LED)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각각 50% 지분을 출자해 세운 합작사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삼성LED와 합병하기 위해선 삼성전기로부터 삼성LED 지분을 가져와야 한다.
전문가들은 삼성LED가 삼성전자 품에 안길 경우 지분을 빼앗긴 삼성전기의 성장동력 일부가 소멸될 수 있고, 아울러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백종석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18일 "향후 삼성전기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산정에 있어 삼성LED의 지분가치 감소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삼성LED의 피인수로 인해 삼성전기 적정주가를 약 5000원 하향해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증권이 제시한 삼성전기의 기존 적정주가는 9만8000원이었다.
백 연구원은 "삼성LED가 최근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텔레비전(TV)용 백라이트유닛(BLU) 시황이 내년에도 녹록지 않아 당장 삼성전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오는 2015년 이후 LED 시장에서 LED 조명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점을 감안, 삼성전기의 성장동력 중 하나는 이번 합병으로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037620) 연구원도 "삼성LED의 영업가치 중 1조원 가량을 삼성전기에 반영하고 있는데, 합병시 이에 대한 대가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기대만 못하면 악재"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 역시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2000원으로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삼성전기 주가는 이같은 기업가치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삼성전기는 전날보다 2900원(3.63%) 급락한 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