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한나라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강행처리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 정기국회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여야에 따르면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당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예산안 심사 등 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준안 강행처리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장외투쟁을 벌이기로 해 여야가 정상국회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예산결산특별위 계수조정소위가 잠정 중단되는 등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기한(12월2일) 내 처리가 불투명해 보인다. 산적한 민생법안에 대한 심의도 미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가동 중인 계수조정소위는 한나라당 7명, 민주당 4명, 자유선진당 1명 등 여야 의원 총 12명으로 구성됐으며, 총 326조 1000억 원에 달하는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심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계수조정소위는 전날 본회 비준안 강행처리 이후 중단돼 현재까지 속개되지 못하고 있다.
늦어도 9일안에 계수조정소위가 열리지 못해 심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예산안 기한 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기획재정위, 지식경제위 등 7개 상임위는 전체회의와 소위 등이 예정돼 있었으나 모두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민생예산 반영을 위해 할 일이 많아 같이 심사하자고 야당을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며 "민주당도 예산안 심사, 민생법안 처리를 계속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주까지는 시간을 갖겠지만 다음 주부터는 예결위를 가동해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비준안을 비공개로 강행처리한데 대한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 일단 모든 의사일정에 참여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며 "이에 따라 당장 계수조정소위 심사를 재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