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계열사들의 실적개선 '호재'와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 '악재'가 겹친 지주사
SK(003600)의 주가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현 부회장은 SK 계열사들이 베넥스에 투자한 자금 2800억원 중 1000여억원을 빼돌린 뒤 선물투자 또는 투자손실 보전에 전용한 과정을 사실상 주도한 혐의로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앞서 검찰은 SK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SK 자금이 베넥스를 통해 총수 일가의 선물투자로 연결된 자금 흐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회장 역시 공금을 전용해 이뤄진 이번 투자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관련성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 간 내사를 벌인 검찰의 수사가 총수 일가를 직접 겨냥함에 따라 최근 계열사들의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에 미칠 악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연루된 리스크를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SK의 실적 등 경영환경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다른 그룹사의 비자금 문제가 터졌을 경우를 감안하면 1000억원을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SK 사건은 규모가 계열사의 가치를 훼손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며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가 굳어져 있어 수사가 계속되더라도 당장 그룹 경영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데 비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많은 편이다.
강봉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SK는 최근 계열사 비중이 높은
SK이노베이션(096770)의 실적개선 등으로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럽 신용리스크 때문에 정유주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지만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SK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도 "SK 주가는 2012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에서 형성돼 있어 지나친 저평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SK건설은 해외 플랜트 수주 증가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이 1237억원으로 급증했다"며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SKE&S는 본격적인 합병효과가 발생하는 4분기 성수기를 맞자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SK 주가는 최근 기관투자자의 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도 순매수에 동참하면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