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올해 국내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06년 이후 6년간 지속적으로 연평균 10.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올해 소비자가 기준으로 8조9000억으로 12.3%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에도 성장을 이끈 힘은 무엇이었을까. 올해 화장품 업계 성장 요인과 소비 경향을 살펴본다.
◇ 시장규모 확대 견인차..원브랜드숍의 활약 눈길
2011년 지독한 국내 경기 침체에도 화장품시장 규모가 가능했던 것은 원브랜드숍과 백화점,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방문판매 등 제품 유통 채널이 확대된 결과다.
무엇보다 원브랜드숍이 화장품시장 확대의 견인차가 됐다. 화장품시장 유통경로중 32.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를 자랑한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이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를 자체 분석한 결과 화장품 판매 경로 중 로드숍의 원브랜드숍은 시장규모가 지난해 8854억원에서 1만1700억원으로 32.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멀티브랜드숍은 8173억원에서 9200억원으로 12.6% 성장한 반면, 일반점은 2801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3.6% 소폭 하락했다.
실제로 에뛰드,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 원브래든숍은 올해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하며 높은 매출성장률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051900)의 단일 브랜드숍 더페이스샵도 전국 매장수 960여개점을 확보, 매출에서 10년 대비 약 10% 이상 성장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멀티 브랜드숍 ‘보떼’를 론칭하며 핵심상권인 명동에 2개점 출점,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본격적인 판촉전을 펼치는 등 과감한 사업전략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는 브랜드숍이 각 화장품 업체의 인지도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소비자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해 상품 유형을 확대하고 품질력을 상승시킨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 화장품 시장의 고성장을 이끈 주역은 단일 브랜드숍과 멀티 브랜드숍 등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숍"이라며 "다양한 판매 채널중 전체 화장품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브랜드숍은 내년에도 주요 유통 경로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 유통경로 확대, 소비 양극화, 신구업체 경쟁 두드러져
올해 백화점과 마트 등에 입점한 SIS(shop in shop)도 역시 화장품 시장규모를 확대하며 주요 판매 경로로 활약했다.
백화점의 입점한 숍은 2010년 2만789억원에서 2011년 2만3000억원으로 10.6%, 마트는 8331억원에서 9160억원으로 9.9%의 각각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은 저가 브랜드숍에 만족하지 않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이 고가 화장품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주요 판매 경로로 자리잡아 소비 양극화의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했다.
마트는 대형마트의 출점 수가 정체하면서 성장이 다소 둔화됐다. 특히 마트 경로내 원브랜드숍은 34.4%로 고성장을 이룬 반면, 원브랜드숍을 제외한 마트 내 화장품 부문은 성장률이 2.5% 감소하며 같은 채널에서도 성장이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인 것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시장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고르게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홈쇼핑과 인터넷 등 통신판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주요 판매경로로 주목할만 하다.
홈쇼핑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85억원에서 4100억원으로 14.9%나 성장했고, 인터넷은 지난해 1828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11.3% 뛰어올랐다.
방문판매와 직판, 다단계 등 인적판매 부문은 전체 2조5103억원에서 2조7400억원으로 9.2%의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신규 업체가 진입하는 우선 유통 경로인 방문판매는 2006년 이후 최고성장률인 11.5%를 기록, 후발 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기존 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음을 증명했다.
이밖에 면세점시장은 지난 2008년부터 연평균 25.3%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1년 면세점시장은 전년대비 19.4% 성장을 이루며 1조5000억원 규모로 시장이 확대됐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는 소득수준에 따른 소비 양극화가 심화됐고 다양한 유통경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고객 요구에 맞춘 상품, 각 유통 채널의 다변화 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남성 화장품과 천연 화장품 등 새로운 시장 개척
올해 화장품 업계는 시장 포화 및 경쟁 심화로 브랜드별 제품 차별화 시도가 눈에 띄는 시기였다.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07년 이후 연평균 13.2%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남성 화장품 시장은 남성들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킨과 로션부터 에센스, 비비 등 여성화장품 못지 않게 다양화돼 규모도 67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4% 성장했다.
내년에도 남성 전용 수분 제품인 '헤라 옴므 매직 스킨 에센스'처럼 '고피지 저수분' 성향의 한국 남성 특유의 피부 성향을 고려한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화장품 업체들은 극지방과 심해 등 지구 전역에 걸쳐 희귀한 자연원료를 발굴하고 제품에 적용, 자연발효 및 줄기세포 등의 혁신기술을 채택해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천연 화장품은 시장 진입을 노리는 신규 업체들의 주요 전략지점으로 무방부제를 지향하는 제품부터 동물 원료를 활용한 상품까지 나와 다양한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무방부제 제품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웰스킨 관계자는 "아토피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이 미적 기능보다 치료 가능성을 따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라인이 적더라도 원료와 기능면을 집중 부각한 신제품들이 기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