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지방 아파트시장이 올해 지속된 분양 호조세에 힘입어 아파트 공급물량, 분양가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수요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부산, 울산 등 5대광역시를 중심으로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감, 공급물량 증가로 인한 과열양상 등이 가시화되며 '부동산 버블' 우려마저 확산되는 분위기다.
28일 부동산1번지 등에 따르면 최근 지방 분양열풍에 높은 청약률을 나타내며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하며 3.3㎡당 1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최근 2년 사이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방지역에서 3.3㎡당 1000만원 이상의 아파트 가구수는 4만963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09년 12월(2만 3020가구) 보다 2.2배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수에서 3.3㎡당 1000만원 이상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9
년 12월 1.68%에서 현재 3.21%로 증가했다.
이는 최근 2~3년간 중소형 주택 공급가뭄의 영향으로 기존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해운대 아이파크, 래미안 등과 같은 고가 신규아파트가 입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분양실적·아파트값 모두 가파르게 상승.."수요는 슬슬 바닥보여"
최근 국토해양부, 부동산1번지 등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대전 도안신도시, 나주, 원주, 진주 등 혁신도시에 공급에 힘입어 올해 지방지역 아파트 공급물량은 13만9859가구로 지난해 7만5280가구보다 무려 86%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시는 2년전까지만 해도 3745가구에 불과했던 분양물량이 올해 2만4652가구로 무려 7배가량 폭증했다. 대구시는 올해 9466가구가 분양해 2년전보다 4배 이상 늘었고, 경상남도·전라남도 등도 2년전보다 평균 3배 이상의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의 경우 투자수요가 거의 없고, 사실상 실수요가 대부분인 시장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급 원칙에 따라 거래가 이뤄진다"며 "최근의 지나친 공급물량 증가는 향후 2~3년내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김광수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지역이나 일부 지방은 지자체 차원에서 인구유입, 인구증가율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과도하게 추산된 인구증가율이 무분별한 아파트 인허가실적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구와 각 지자체의 2030년 계획인구를 비교했을때 부산시(362만명→410만명), 화성시(30만명→92만명), 김포시(20만명→59만명), 고양시(89만명→135만명) 등 과다하게 높은 인구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몇년간 지방 부동산 시장의 실제 입주실적은 2010년 9만2000여가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9만1948가구였던 지방 아파트 입주실적은 올해 5만7379가구로 급감했고, 내년 입주 예정물량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만3045가구로 집계됐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지방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데다 지난 2년간 가격급등에 대한 시장 부담감, 최근 공급물량증가로 인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