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일반담배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전자담배에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자담배에는 각 종류별로 니코틴 함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시중에 판매 중인 전자담배의 유해성 평가를 위한 1차년도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04년 중국에서 개발돼 73개 업체에 의해 수입·판매되고 있는 전자담배는 담배 대용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전자담배에 발암물질 없다?..'착각'
전자담배를 지속적으로 흡입할 경우 인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에서 디에틸프탈레이트( DEP)·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 아세트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NNN) 등이 검출됐다.
DEP가 82개 제품에서 0.08~2274.04㎎/ℓ의 농도로, DEHP가 15개 제품에서 0.30~99.49㎎/ℓ의 농도로 검출됐다.
DEP와 DEHP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일명 환경호르몬)로 남성호르몬의 차단작용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의 모방작용에 의한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DEHP는 유럽 등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 추세다.
또 모든 액상에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0.10㎎/ℓ에서 최고 11.81㎎/ℓ 농도로 검출됐다.
103개 제품에서는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0.02~7.82㎎/ℓ의 농도로 조사됐다. 이 성분은 제조과정이나 보관 중에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분으로,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노출이 지속될 때에는 인체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조사 대상 121개 액상을 대상으로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NNN·TSNA·NNK 등)의 함량을 측정한 결과, 총 4개 제품에서 극미량의 NNN이 나왔다.
일반 담배에 포함돼 있는 타르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니코틴 농축액을 만들기 위한 용매제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글리콜류 성분이 19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전자담배 니코틴 함량 '제멋대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품별 니코틴 함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121개 액상에 함유돼 있는 니코틴 농도가 1㎖당 0.012~ 36.15㎎로 제품별 니코틴 함량의 차이가 상당했다. 일반담배의 경우 1개피당 0.05mg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다.
또 니코틴 함량이 밀리그램(㎎) 단위로만 표기돼 있어, 액상 용기에 표기된 함량이 1㎖당 니코틴 함량인지 용기 전체에 함유된 양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표기된 니코틴 함량을 기준으로 ±30% 범위내 표기 일치 여부를 측정한 결과, 121건 중 약 55%만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기된 함량보다 미달되거나 심지어 표기된 함량보다 최대 4배까지 높은 것도 있었다.
복지부는 "성인기준으로 니코틴 치사량이 40~60㎎임을 고려할 때 니코틴 함량 표기만 믿고 전자담배를 다량 흡입할 경우 호흡장애와 의식상실 등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전자담배 국내법적용 제외..체계적 관리 필요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관련 부처회의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전자담배의 단속 등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전자담배 액상은 대부분 중국 생산공장에서 제조돼 완제품 또는 반제품 형태로 국내로 반입돼 국내법상의 관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자담배가 빠르게 유통되고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제조업 허가·판매·유통을 포함하는 전자담배 산업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니코틴 용액 용량 표기와 니코틴 함유량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관련 업계 등과 협의를 통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표기방법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복지부는 이 연구를 통해 흡연자 본인과 간접흡연자의 건강까지 포함하는 전자담배의 종합적 유해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자담배 성분의 안전관리 규정도 마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