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해외 주식예탁증서(DR)의 국내원주 전환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은 26일 지난해 해외DR 전환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DR이 국내원주로 전환(DR해지)된 물량은 6827만8000주로 전년대비 61.1%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원주가 해외DR로 전환된 물량은 5803만3000주로 같은 기간 4% 증가했다.
<자료 : 예탁결제원>
남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해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미국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시장에서 DR을 원주로 전환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식시장 간 차익거래 수요가 늘고 SKT, KT 등 통신우량주에 대한 해외투자자 수요가 높았던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분기별 전환추이를 살펴보면 해외DR에서 국내원주로 전환하거나 국내원주가 해외DR로 전환하는 경우 모두 1분기 물량이 가장 많아 각각 2448만8962주(35.9%), 2867만6101주(49.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DR 발행회사는 39개사가 45종목을 발행해 전년대비 1개사 1종목이 늘었다.
DR원주 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국내비상장 종목인 한국씨티금융지주로 1억7477만3821주였다.
상장국 별로 살펴보면 영국에는 13개 종목이 상장돼 있었고 룩셈부르크 11개 종목, 미국 10개 종목, 기타 장외종목 등이 11개 있었다.
지난해 해외DR의 월평균 거래량(원화환산액 기준)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포스코로 한달 평균 9조7791억원이 거래됐다.
이어 SK텔레콤(9조119억원), KT(5조9411억원), 삼성전자(5조3388억원), LG디스플레이(4조7238억원), KB금융지주(2조6490억원), 한국전력공사(2조6145억원), 신한금융지주(1조2563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DR과 원주 가격의 평균 차이(DR프리미엄)가 가장 높았던 종목은 배당주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였다.
예탁원 측은 DR프리미엄을 이용한 차익거래 해지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배당주임을 감안해 투자자들이 매수·유지 전략을 구사, 해지물량이 전체의 0.62%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음으로 SK텔레콤과 KT가 연달아 높은 DR프리미엄을 기록했지만 SK텔레콤은 DR전환가능수량이 적어 KT에 비해 해지물량이 적었다.
반면 포스코나 한국전력공사는 DR프리미엄이 작은데도 불구, 전환과 해지가 꾸준히 발생해 롱숏 전략 등과 연계한 거래가 활발했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