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당분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주력한다던
LG전자(066570)가 100달러(10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밝히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일 "현시점에서 로엔드(Low-End) 마켓을 공략한다는 게 지나치게 공격적일 수는 있지만, 100달러 이하 스마트폰에 대해 준비는 하고 있다"며 올 연말 혹은 내년쯤 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LG가 목표로 한 출시 가격은 중국의 화웨이나 ZTE에서 판매하는 저가형 모델보다도 50달러 이상 낮은 수준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가 하이엔드(Hi-End)에서 저가·보급형에 이르는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휴대폰 사업부 매출 개선에 성공한 데다, 애플 또한 최근 구형 아이폰3GS를 공짜로 내놓는 등 선진·신흥시장 동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LG로서도 신흥시장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LG전자의 저가폰 시장 진출이 조만간 가시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프리미엄급 제품에서 꾸준히 히트작을 발굴해 수익성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저가폰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마진 관리에서도 여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도 지난 1일 LG전자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롱텀에볼루션(LTE) 등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전략 시장에 집중 출시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6일 "저가폰 출시 계획은 LG의 기존 휴대폰 전략에서 방향을 튼 것이 아닌 미래 전략의 일환"이라며 "100달러 이하 휴대폰에도 수요층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회사가 과거 '옵티머스원' 출시를 통해 성장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가격대로 내놓을 것인지조차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저가폰 개발 계획에 대해선 적절한 타이밍을 계속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10만원대 저가폰을 국내에서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로선 LG전자가 인도를 비롯한 성장시장 수요층을 고려해 저가폰을 출시할 공산이 크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이 어떤 스펙을 갖추고 있는지를 비롯해 가격전략이나 타깃시장 등이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보다는 해외 신흥시장을 목표로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자·증권업계에서도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도 전에 저가폰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목소리가 높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폰을 내기 전에 프리미엄급에서 경쟁사 대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선진시장 판매에서 안도할 수준이 못되면 성장시장 진출도 크게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저가폰 출시가) 당장 급한 얘긴 아니지만 피처폰 유통망을 살리려면 어떻게든 출시해야 하는 건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