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반년 KT스카이라이프, ‘풍요 속 빈곤’

KT 자회사 편입도 “득보다 실”..가시적 성과에도 내부 불만 적지않아

입력 : 2012-02-06 오후 7:20:47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상장 반년을 넘긴 KT스카이라이프가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두고도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았다는 불만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해 1월 KT 자회사로 편입된 데 이어 6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정식 데뷔하는 등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고 그에 따른 가시적 성과는 일단 나쁘지 않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매출 4644억 원, 영업이익 417억 원, 당기순이익 313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9%,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었지만 증권사들은 낙관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일제히 내놓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6일 “OTS(KT IPTV와 위성방송 결합한 상품)의 유료방송 시장 잠식 가속화, 가입자 수 확대, 국내 유료방송 시장지배력 상승에 의한 홈쇼핑수수료 수익 증가” 등을 근거로 “향후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의 구도재편 과정에서 절대적 시장입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5일 “지상파의 아날로그 방송 신호 중단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디지털 전환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KT와의 결합상품 판매를 통해 가입자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16.6% 증가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연평균 각각 13.8%, 53.2% 늘어날 전망이고 이익률이 높은 홈쇼핑송출수수료수익 확대(전년 대비58% 증가 전망), 프로그램 사용료 통제 등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중장기 이익 증가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권사가 내놓는 성장 전망과 달리 KT스카이라이프 내부에서 느끼는 공허감은 갈수록 커져간다는 지적이다.
 
구성원은 무엇보다 실적이 골고루 배분되지 않고 대주주인 KT가 독점하는 상황이 강화되는 데다 이에 따른 종속성이 날고 커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 노조가 지난해 말 발표한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KT 자회사 편입 결과 '못했다'는 여론이 64.1%, '잘했다'는 10.3%에 그쳐, 득보다 실이 훨씬 컸다는 평가가 대다수('모르겠다' 2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들은 KT 자회사로 편입된 뒤 나타난 문제점을 ‘KT와 확고한 주종관계(23.9%)’. ’‘KT의 경영 간섭(23.2%)’, ‘인적 구조조정(16.8%)’ 순으로 많이 꼽았다.
 
스카이라이프가 일궈낸 부가가치가 KT로 고스란히 이전되는 데다, KT 특유의 경직된 '노조 관리 문화'가 이식돼 스카이라이프의 노사 관계마저 위협한다는 불만이 팽배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조 집행부에 ‘경영권 사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절반(56.1%)을 넘었고, 경영진에 대한 불신임율(연임 반대 53.9%)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스카이라이프는 다음 달 주총을 앞두고 대주주에 '할 말을 할 수 있는 경영진 선임'을 원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KT가 낙점한 인물이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돌고 있는 등 외향적 성장과 별개로 구성원들 바람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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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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