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55년 만에 찾아온 매서운 2월 한파 탓에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데다 난방비도 급증해 서민들의 체감추위가 더하고 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이란 제재 영향으로 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겨울철 한파에 따른 난방수요도 많아져 난방비가 급등했다.
또, 지난 1월 생필품 10개 중 6개의 가격이 올라 3%대의 소비자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자료를 보면, 겨울철 난방용으로 많이 쓰이는 도시가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 올랐고, 등유와 경유도 각각 전년동월대비 14.1%, 11.0% 상승해 서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커졌다.
더구나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으면서 휘발유값도 6.9%나 올랐다. 또, 지역난방비도 11.2%나 인상돼 겨울철 서민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최아무개씨(49)씨는 "손님들이 추울까봐 난방을 안 틀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도시가스 요금이 해마다 올라 부담스러운데 올 겨울 유독 추워 난방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난방비 상승에 대한 우려는 통계청도 인식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9일 "신선식품과 기름값의 경우 아무래도 겨울철 한파로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며 "하지만 한파는 2월이 지나면 풀리고, 나머지 물품의 경우 지난해보다 물가 상승이 훨씬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 과일 등 일부 농산물 가격도 급등해 고물가 속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청양고추(중품 기준) 10㎏의 도매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1만66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27.9% 상승했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75.7% 올랐다.
붉은고추와 양배추 10㎏은 각각 8만2800원, 5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38.9%, 11.1% 뛰었다. 감귤 10㎏ 가격도 2만84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3.6%, 한 달 전보다 85.6% 치솟아 과일도 오름세다.
생활필수품 가격 또한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인 T-프라이스에 따르면 1월 112종 생필품 가운데 67종(59.8%)의 가격이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치약(5.5%), 소화제(3.5%)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이준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겨울은 작년보다 더 춥고 가스요금도 많이 올라 난방비 급증과 겨울철 한파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에 부분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대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향후 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