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건설 수주 물량 감소로 인해 건설사들이 수익악화에 시달리며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대형 건설사들은 그룹 내부 건설물량을 수주 받아 '입에 풀칠'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형 그룹사의 건설 물량도 이제는 경쟁입찰로 돌려야 한다는 여론에 대형건설사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분위기다.
2일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한건협)에 따르면 3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수주액 등을 조사한 결과 국내 수주액은 3조8572억원으로 전년 보다 4% 줄었다. 민간부문에서는 4.8%, 공공부문에서는 2.3%의 수주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공공건설시장 역시 전년(24조4000억원) 보다 5.5% 감소한 23조1000억원으로 편성된 정부 SOC 예산을 감안하면 대형사들의 수주 물량 역시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건협 관계자는 "공공건설 수주의 경우 정부의 재정발주 축소와 더불어 공기업 및 지자체의 재정악화에 따른 사업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국내 수주를 위한 업체간 공공공사 물량확보 경쟁심화는 물론 국내 건설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처럼 국내 건설수주 규모가 빠른 속도로 위축되는 가운데 그나마 대형사들은 그룹 사업으로 국내 수주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31개 대형건설사들의 지난해 그룹 수주액은 13조2651억원으로 전년(11조8428억원) 대비12% 증가했으며, 올 수주목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2조9684억원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대형사들은 그룹에서 계획 중인 그룹공사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삼고 있다"며 "최근 대형사들의 수주전략이 양적 성장에서 수익성 등 내실을 중시하는 선별수주 전략으로 돌아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수주 물량 감소로 인해 대형 그룹의 건설분야 발주 시 계열사 단독 수주가 아닌 경쟁입찰로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 역시 수주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를 고민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 SK 등 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비계열사와 중소건설사들의 참여기회가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이에 대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그룹의 주요사업인 만큼 해당실적이 없는 중소건설사들에게 아직은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쟁입찰을 확대하더라도 아직은 하도급 비중을 늘리는 수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