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한달 넘게 위원장 자리가 비어 각종 사안들의 진행속도도 더디고 어수선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대외 행사는 홍성규 부위원장이 참석하고 있지만 중요 사안들은 위원장 부재로 보류상태에 있는 것들도 있다"며 "후임 위원장은 빠르면 오는 9일 늦어도 다음주 정도에는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명박 정부 마지막해로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2008년 탄생한 방통위에는 여전히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 ▲미디어렙 법안 처리 ▲망중립성 논란 ▲지상파-케이블 재송신 문제 등 중요한 사안이 산적해 있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지난 1월 27일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고 자리를 비운데 이어 지난달 22일 공식적으로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로 인해 방통위는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최종 결재자인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담당 부서마다 사안의 중요도나 일처리의 수월성이 다르지만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는 다소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내부적으로 정신없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권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방통위 조직의 미래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다 통합돼 있는 방송과 통신 분야를 분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방통위는 "정권이 바뀔 때는 항상 조직에 대한 말이 많기 때문에 올해 1년 동안 위원회의 존속과 미래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여당과 야당 모두 방송·통신 문제에 대한 조직 개편 논의를 하고 있고 그런 식으로 여론도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방통위가 이번 정부들어 개편됐던 조직이니만큼 개편에 대한 얘기는 끊임없이 나오지만 가시적인 대안이 없는 지금 공식입장을 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6일 야당의 반대로 이계철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돼 국회의 임명동의안 없이 대통령의 임명으로만 이계철 내정자의 방통위 입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관계자는 "이번 위원장의 부재는 4명의 방송통신위원들이 합의제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지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만약 위원장이 없다고 현안 진행이 늦어지거나 이뤄지지 않는다면 위원이나 실무자 등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재송신 이슈 등 방통위가 관리해야 할 큰 사안들이 많은데 19대 국회가 열리기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히 재송신 문제는 임시방편으로 사업자들이 연말까지만 합의를 한 상태로, 내년에 또 블랙아웃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연말까지 방통위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계철 후보자가 취임하면 방통위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해야하지 흐지부지 시간만 끌고 국회에서까지 어물쩡대면 현정권의 레임덕까지 겹쳐 현안처리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