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알뜰주유소'..가격 인하 유도 효과 '0점'

입력 : 2012-03-08 오후 4:07:05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만든 알뜰주유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위치한 2곳의 알뜰주유소인 금천구 '형제알뜰주유소'와 서초구 '농협하나로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인근의 다른 주유소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알뜰주유소가 없는 다른 서울 지역의 일반 주유소들의 기름값도 알뜰주유소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뜰주유소가 가격경쟁 유도에 따른 기름값 인하하는 제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형제주유소의 이날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37원,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농협하나로주유소는 2048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날 알뜰주유소가 있는 금천구 평균가격 2054원, 서초구 평균가격 2100원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형제주유소의 바로 인근 독산동에 위치한 아미산업(독산주유소), 금천주유소, 남서울주유소, 명보주유소에서도각각 리터당 2017원, 1995원, 1995원, 2017원으로 알뜰주유소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서초구 농협하나로주유소 인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근처 양재동에 있는 양재최고주유소는 리터당 2019원, 동원석유(강남대로) 2038원 등으로 알뜰주유소보다 판매가격이 낮았다.
 
알뜰주유소가 없는 다른 지역도 알뜰주유소보다 더 싼 값에 휘발유를 팔고 있어 정부의 알뜰주유소 효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피넷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VIP주유소는 휘발유 판매가격이 리터당 1965원, 믿음주유소는 1974원, 파랑새주유소 1977원 등 도봉구 휘발유 평균가격이 2025원으로 알뜰주유소보다 훨씬 싸게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주유소 가격경쟁이 있어 기존가격도 저렴했지만 알뜰주유소가 생긴후에는 단가를 조금 내리기는 했다"며 "그러나 알뜰주유소가 생각보다 비싸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론적으로는 알뜰주유소라는 채널이 더 생기니 소비자의 선택이 넓어진 것은 맞다"며 "그러나 실질적인 알뜰주유소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서울 10곳에 미니 알뜰주유소 설립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진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