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 금융당국 조사발표에도 '꿋꿋'

입력 : 2012-03-09 오후 5:00:50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9일 정치테마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 발표가 나왔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상장기업에 대한 검찰 조사 등 소식이 있으면 해당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 발표가 해당 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소위 '작전세력' 소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로 대표적인 정치테마주로 묶인 안철수연구소(053800)는 200원(0.24%) 떨어진 8만2100원으로 마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작년 8월초 2만2000원대 주가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선거 참여 소식에 급등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지목되며 지난 1월초 16만7200원까지 폭등했다.
 
또 하나의 안철수 테마주인 솔고바이오(043100)는 10원(0.76%) 오른 13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솔고바이오는 회사의 사외이사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긴밀한 관계라는 소문으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000원 이하로 맴돌던 주가가 작년 12월 중순 2285원까지 단기간내 2배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꼽힌 바른손(018700)은 4.72% 올랐고, S&T모터스(000040)는 0.40% 내렸다. S&T모터스는 대표이사가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라고 알려지면서 작년 12월 중순부터 주가가 580원대에서 지난 2월초 1120원까지 급등했다. 바른손은 문 삼임고문이 근무했던 법무법인의 고객사라는 이유로 작년 12월 중순 1200원대에서 2월 중순 1만1950원까지 10배 가량 폭등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보령메디앙스(014100)는 450원(2.85%) 오른 1만6250원을 기록했다. 보령메디앙스는 박 위원장의 복지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지난 2010년 2500원 안팎의 주가가 지난해 7월 2만8000원대까지 10배 넘게 오른 바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037370)는 250원(0.55%) 오른 4만5300원으로 마감했다. EG 역시 박근혜 테마주로 엮이며 지난해 12월초 2만6000원대 주가가 지난 1월초 8만7900원까지 3배 넘게 올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융당국과 언론 등에서 수차례 정치테마주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경고해 대부분의 관련주들이 고점대비 반토막 나있던 터라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도 더이상 큰 폭의 하락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작전세력이 크게 활개를 치지 못할 것"이라며 "급등했던 종목들이 하락세를 띄는 것은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앞으로 총선과 대선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작전 세력의 개입이 아니더라도 정치테마주는 급등할 요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금융당국 조사 소식으로 하락 추세에 있는 정치테마주들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러 헛소문 등이 주식시장에 퍼지며 오를 수 있다"며 "실적과 펀더멘탈로 오르는 것이 아닌 이상 급락의 여지도 충분하기 때문에 정치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임시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로 7명에 대해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증선위는 31개 테마주 종목을 이용해 시세조종을 한 행위자 3명을 고발하고 조력자 3명과 부정거래 행위자 1명을 통보하기로 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제언 기자
박제언 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