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김진애의 눈물과 국민참여경선의 한계

입력 : 2012-03-12 오후 3:48:51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지난 주말 있었던 김유정, 김진애 의원의 탈락 소식에 국민참여경선의 문제점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목소리가 민주통합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1.15 전당대회에서 적용됐던 국민참여경선(모바일투표제)은 80만명이 넘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기존 조직선거를 무마시키는 동시에 흥행의 필요충분 요건으로 작동했다.
 
모바일투표제에 힘입은 한명숙 체제가 이를 경선에 적용시키기로 한 것도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적용될 때, 특히 본선이 아닌 당내 경선일 때 시민들의 무관심과 저조한 참여에 대한 예상은 없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또 다른 이름의 조직, 동원선거를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
 
광주 동구에서 발생한 자살의 원인도 결국 국민참여경선에 있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노정된 문제점을 개선하기보다 밀어붙이기에 급급했다. "일부 문제점이 있었다고 당의 트레이드마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설명만 되돌아왔다.
 
결국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는커녕 정치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또 다른 기득권을 위한 장벽으로 비화되고 말았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가 10일 발표된 2차경선 결과다.
 
현역 5명 중 2명이 탈락, 국민경선을 통한 물갈이가 이뤄졌다고는 하나 이들을 누른 승자는 다름 아닌 지역조직을 장악한 전직 의원들이었다.
 
서울 마포을의 경우 이 지역 17대 국회의원 출신인 정청래 전 의원이 47.45%를 득표했다. 김유정 의원은 여성 가산점에도 불구하고 17.64%의 저조한 득표에 그쳤다. 경선이 3자구도로 결정됐을 때부터 한계는 명확했다. 김 의원이 ‘눈물’을 보였던 이유다.
 
마포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진애 의원도 노웅래 전 의원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노 전 의원이 65.79%의 득표를 기록한 반면 김 의원은 37.64%에 그쳤다.
 
두 현역의원 모두 여성가산점을 배정받았음에도 이른바 ‘게임’이 되질 않았다. 이에 대해 두 의원 측 모두 “지역조직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김유정 의원은 “차로 실어 나르는데 한명숙 대표가 와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까지 했다. 
 
경선인단 모집이 경선결과를 좌우하게 되면서 막강한 조직력에 대항조차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는 설명이다.
 
뿐만이 아니다. 이석현(경기 안양동안갑), 우제창(경기 용인갑), 김우남(제주 제주을) 등 지역구 현역 의원은 각각 65.32%, 73.70%, 63.76%의 높은 득표율로 경선 상대를 가볍게 제쳤다.
 
고배를 마신 한 예비후보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남을 제외하곤 지역구별로 총 2000명의 경선인단도 모집하기 힘들다”면서 “이중 절반 이상이 조직에 의한 동원인데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고 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는 “무늬만 국민참여경선”이라며 “조직, 동원선거에 명분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유정, 김진애 두 비례대표 의원의 탈락은 당내 중요한 자산을 잃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유정 의원의 경우 상임위와 원내대변인을 오가며 보여준 전투력과 기획력이 남성 의원들 두세 명 못지않았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특히 용산 참사 때 보여준 활약은 당시 민주당을 먹여 살린다는 얘기마저 자아내게 했다.
 
김진애 의원은 4대강 사업 현장을 누비며 문제점을 고스란히 공개하는 등 4대강 전선의 일선에 자리해왔다. 그의 집념은 동료 의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또 두 의원 모두 공심위가 최초로 실시한 다면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점에 대한 시인과 시정의 결단을 내리지 못한 민주당이 자초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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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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