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문가들 "공천전쟁, 새누리 우세"

"민주당,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입력 : 2012-03-14 오전 10:25:57
[뉴스토마토 김혜실·이나연·박수현 기자] 4·11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공천 작업이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14일 뉴스토마토가 정치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누리당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민주당은 '야권연대'로 겨우 체면치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5점 만점에 3.47점, 민주당은 2.53점을 기록했다. 수 5점, 우 4점, 미 3점, 양 2점, 가 1점을 부여한 결과였다.
 
◇새누리당, 악재딛고 근소하게 승리
 
새누리당의 공천 성적표는 '우'와 '미' 사이에 있다. 8명의 전문가가 새누리당에 '미'를 줬으며, 나머지 전문가들은 '우'를 줬다.
 
새누리당만 놓고 봤을 때는 잘 된 공천이라고 볼 수 없지만, 민주당보다는 나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절대평가로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비슷하다"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보면 야당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 반면, 보수당에는 별 기대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더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친이계 학살이 있었지만 친박계도 공천을 못 받은 사람들도 있어 민주당에 비해 그나마 형평성이 있었다"며 "'컷오프'라는 일률적인 잣대로 현역의원들을 평가하는 등의 문제도 드러났지만 시스템 공천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새누리당은 시스템 공천했다"며 "기준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데 지켰다. 물론 친이 친박 계파공천 얘기도 나왔지만 이는 일부일 뿐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또 4선 관록의 김무성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새누리당의 분열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준석 동국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물갈이하려고 노력했다"며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막아 갈등을 최소화했고, '이명박당'에서 '박근혜당'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동규 정치컨설턴트는 "김 의원의 입장을 통해 나타났던 것처럼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흐름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쇄신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수'를 받을 수 없었던 이유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나 당 내부 반발 측면에서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정치컨설턴트는 "물론 친박 의원들을 제거한 자리에 다시 친박을 앉힌다거나 친박계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새로운 인물로 채우기 위한 천명했던 원칙에 비해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치불신을 해소할만큼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들 즉, 다양성있는 공천인 측면에서 미흡했다"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새누리당은 강세 지역인 강남벨트나 영남지역에서 대폭의 물갈이가 이뤄졌지만 새 인물의 진출은 별로 없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공천 원칙과 목표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새누리당은 요란스럽기는 하고, 현역의원들의 일부를 잘라냈는데 뭘 위해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친박-친이 쳐내는 식으로 목표없이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민주당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발생한 투신사망사건, 공천심사위원회 파행, 비리전력자 논란 등 악재가 속출했다.
 
특히,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이후, 공천 성적표도 초라했다.
 
결과는 '미'와 '양'의 중간. 낙제점에 가까웠다. 12명의 전문가가 '미'와 '양'을 줬으며, '가'를 준 전문가도 1명 있었다.
 
당초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이후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맥공천, 무원칙공천을 꼽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모바일경선, 국민참여경선 등의 의미는 좋았지만 과정에서 불상사가 많았고 친노 편파적 공천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며 "물의를 빚은 사람들이 공천돼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준석 동국대 교수도 "완벽하게 이길 수 있는 선거였는데 역행했다"며 "한 대표의 지나친 인맥공천으로 지도력은 상실되고 세력구도만 크게 부각됐다"고 비판했다.
 
이철순 부산대 교수는 "노골적으로 친노위주로 공천됐다. 지나치다"고 힐난했다.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공천기준 자체가 명료하지 못했다"며 "지도부 구성에서부터 계파공천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동규 컨설턴트는 "통합을 같이했던 핵심세력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정세력 세력확장을 위한 공천이었다"고 했다.
 
반면, 포지티브 공천이 잘 지켜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당에는 민주적 절차가 지켜진 것 같다"며 "경쟁을 통해 좋은 사람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대학교수, 시사평론가, 여론조사전문가, 정치컨설턴트 등 정치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이뤄졌다.
 
◆전문가(가나다순) = 고성국 시사평론가,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능구 이윈컴 대표, 김동규 정치컨설턴트, 김종배 시사평론가, 김준석 동국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유창선 시사평론가,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이철순 부산대 교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최창렬 용인대 교수,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뉴스토마토 이나연 기자 whitelee@etomato.com
뉴스토마토 박수현 기자 parksoo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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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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