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3차 주식워런트증권(ELW) 건전화 방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위축에 대한 고민을 넘어서 이제는 ELW시장의 존폐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3차 건전화 방안에 거래대금 10분의1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ELW 하루 거래량은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를 제한하는 3차 규제가 실행된 지난 12일 이후 하루 평균 ELW 거래량은 581억원으로, 이 기간 동안 한번도 1000억원을 넘어선 날이 없었다.
올해 들어 3차 ELW 건전화 방안 실시 직전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8923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시장이 쪼그라든 것이다.
<ELW 거래대금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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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31일 ELW 의무교육 1시간을 주요 골자로 하는 1차 ELW 건전화 방안에 이어, 같은해 10월4일부터 기본예탁금 1500만원의 2차 ELW 건전화 방안이 시행됐다. 이 과정에서 ELW 시장은 지속적으로 위축돼 온 것이 사실이다.
◇"투자자간 거래 증가..피해 우려"
이번 3차 ELW 규제안의 파급은 생각보다 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기존에는 LP가 최소한 얼마 이상 호가를 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지만 이제는 8% 이상에서만 호가를 내야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로 인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LP가 345원 매수호가를 제시했다면 기존에는 1틱 차이인 350원의 매도호가도 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뀐 규정에서는 최소 8%의 간격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375원 이상의 호가를 내야만 한다. 그만큼 호가가 촘촘하게 쌓이질 않아 수익을 낼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ELW 거래대금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거래대금 내에는 LP거래 외에도 투자자끼리 거래하는 것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실제로 LP와 일반 투자자간의 거래대금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적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LP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ELW가 적어지고 투자자들간 매매 비율이 늘다 보니 극외가격에 거래량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피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가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LW에 대한 당국 태도 돌변"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ELW가 처음 시장에 도입될 때는 금융당국이 증권사를 독려해 모의투자도 하고 캠페인도 진행했다"며 "이젠 정부가 반대로 ELW에 대해 문제를 삼다 보니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상황도 아니고 업계 전반적으로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실제로 75원 미만의 저가 ELW 거래 비중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주일치만 놓고 극외가격의 ELW 거래가 극심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향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ELW의 위험성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편집할 계획”이고 말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3차 ELW 건전화 방안으로 ELW 거래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향후 활성화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ELW시장이 사장되면 사회적 비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적정한 ELW 시장 규모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