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티웨이항공 매각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티웨이항공이 지난 21일 최종 입찰에서 가격미달로 유찰, 매각주관사측(딜로이트안진)은 2~3주 내 매각 일정을 다시 세우고 재입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과정이 지연될수록 회사 영업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티웨이항공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새로운 인수 후보, 나아가 최종 입찰자가 누가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예림당, 구택건설 입찰참여.. 결과는 유찰
2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1일 티웨이항공 주식을 매각하기 위해 최종 입찰을 진행한 결과 입찰가격이 매각주간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평가한 적정 가치에 미달해 유찰됐다.
입찰에는 예림당과 구택건설들 3개사가 참여했으나, 1개사는 입찰가격을 제시하지 않아 유효한 입찰로 인정받지 못했다. 예비입찰에 참가했던 이스타항공은 막판에 불참했다.
시장에선 예림당이 티웨이항공의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택건설보다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결국 가격차로 불발됐다.
◇관심도 많고, 포기도 많고..
앞서 예보는 지난달 8일 토마토저축은행과 토마토2저축은행이 질권을 설정하고 있는 티웨이항공 지분을 최대 82.1%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이후 티웨이항공의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동월 23일 오후 예비입찰 제안서를 1차로 마감했으며, 이스타항공과 예림당 등 총 6곳이 참여했다.
특히 앞서 티웨이항공의 인수를 검토했던 제주항공이 다시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유력한 입찰자로 예상됐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1차 마감 시간을 코앞에 둔 이날 오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제주항공측은 "티웨이항공 예비입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에 따른 시너지와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시너지 보다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공식입장을 내놨다.
◇결항률 낮고 황금노선 잡고..가격이 문제?
티웨이항공은 국내선 지연 결항율이 가장 낮은 항공사 국토해양부를 비롯, 정부기관 등이 조사한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황금노선'인 김포~쑹산 노선권을 획득하며 자사 가치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실제 이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80%대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크다는 분석에 따라 대형사를 포함한 국적항공사 모두 치열한 노선 획득 경쟁이 펼쳐졌다.
이처럼 결항률 제고와 효자 노선 획득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으로 표출되는 모습이어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현재 티웨항공의 매각가격은 투자 금 300여억원과 부채 170여억원을 포함해 500억원 안팎일 것이라는 비공식적인 추정만 할 뿐, 최종 입찰과정에서 입찰 참여자와 매각 주관사가 과연 얼마를 제시했는지 등에 대해선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5개 저비용 항공사(LCC) 대비 티웨이항공의 경영실적이 낮다는 점과 만약 인수를 하더라도 적자 기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 희망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맞추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지난달 1차 입찰 마감 당시 일각에서 나돈 비공식적인 가격 전망은 유력한 입찰 참여자의 인수 의지를 꺾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티웨이항공은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김포~대만 쑹산 노선권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잠재 매각 가격이 높아지면서 예비 입찰자들의 매수 자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