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시장조사는 '짜고치기'?..단속정보, 통신사로 '줄줄'

입력 : 2012-03-27 오후 4:36:59
[뉴스토마토 손지연·김하늬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폰과 인터넷 대리점들의 영업행위를 감시하는 과정에서 시장 모니터링 정보가 수시로 통신사와 대리점들에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 시장감시 기능 부실과 함께, 통신사들과의 유착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뉴스토마토>가 27일 입수한 LG유플러스(032640) 영업직원과 대리점주간 이메일(아래 사진) 내용을 보면, 영업직원은 방통위의 모니터링 계획을 대리점업주에게 미리 이메일을 통해 알려주고 이에 대한 대응방법까지 지시했다.
 
 
 
 
영업직원은 이메일에서 "(이번 모니터링은) 방통위에서 진행하는만큼 적발시 과징금 등 제재가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단속 내용과 대비책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과열 마케팅을 막기 위한 방통위의 계획이 누군가에 의해 상세히 유출된 셈이다.
 
한 LG유플러스 대리점 업주는 이와 관련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사은품 과다지급을 해도 해당 영업직원은 평소에 눈을 감아준다”며 “대리점 가입실적이 곧 영업직원 실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방통위 조사시에는 과다 사은품 지급 내역을 전산에서 삭제하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통위 관계자는 조사 정보의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보통 조사가 일주일에서 한달, 많게는 석달까지 걸리는데 조사위원은 아무리 많아도 5~6명"이라며 "적은 인원으로 많은 대리점을 조사하다보면 사실상 조사 첫날 업계에 소문이 다 퍼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메일을 살펴보면, 방통위 모니터링 실시 날짜는 지난 2010년 4월5일이고, 대리점 업주가 이메일을 받은 날짜는 4월2일로 모니터링 시작 전에 이미 자세한 내용을 통보받았음을 알 수 있다.  
 
윤철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방통위가 이통사의 위법행위나 마케팅 과열 같은 암행단속을 할만한 내용의 조사계획이 누군구에 의해 업계에 유출됐다면 이미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지연 기자 tomatosj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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