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연동댓글 실명인증은 시대착오적 규제

뉴스토마토·미디어오늘·블로터닷넷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 위배"

입력 : 2012-04-03 오후 4:38:17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4·11 총선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언론사에 '소셜 연동 댓글'을 금지해 논란이다.
 
논란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에 반한다는 것이지만,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 자체가 법적으로 허용된 마당에 유독 언론사에 국한시켜 SNS를 통한 댓글 달기 방식을 금하는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선관위 “실명인증 없는 선거관련 게시글, 지체 없이 삭제해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2000개 남짓한 인터넷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실명 확인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19대 국회의원선거 인터넷실명제 실시에 따른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에 따르면,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3월29일~4월11일) 중 실명인증 없이 인터넷홈페이지 게시판과 대화방 등에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지지나 반대 의사를 표시한 정보가 게시될 경우 "지체 없이 이를 삭제"해야 한다.
 
바꿔 말해, 이용자가 댓글을 통해 의사를 표시할 경우 반드시 해당 언론사의 '실명 인증'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언론사는 300~1000만 원에 이르는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실명제’ 반발로 ‘소셜 연동 댓글’ 등장했는데 또다시 ‘검열’하라고?
 
하지만 '소셜 연동 댓글' 자체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선관위 방침이 또 다른 검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실명 인증을 거친 이용자만 인터넷언론사 기사에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자 실명 인증 없이도 이용 가능한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 연계형 의사 표시 방법이 등장, 일부 언론사와 누리꾼의 환영 속에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선관위 방침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 SNS를 통한 선거운동의 합법성에 손을 들어준 결정과도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기간 취할 수밖에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SNS를 통한 의사 표현 과정에서 언론사만 특정해 실명제를 따르라는 요구가 실효를 거둘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핵심은 ‘표현의 자유’..익명으로 표현할 자유를 허하라”
 
실제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한 바 있는 미디어오늘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3월 29일 0시부터 선거일 전날인 4월 10일 24시까지 댓글 입력을 전면 차단한다"며 "댓글 차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소셜댓글 실명인증 적용 방침을 거부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당한 규제에 항의하는 최선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소설 연동 댓글을 처음 선보인 바 있는 블로터닷넷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블로터닷넷에만 오면 실명제 서비스로 둔갑하는 난감함을 두고 볼 자신이 없다"며 "4월 11일 선거일까지 소셜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가 만드는 PD저널도 "19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인 3월 29일~ 4월 10일까지 자유게시판과 댓글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현행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제도로 보고 불가피하게 이 같은 조치를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선관위 방침이 의사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고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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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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