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리포트)큐로컴, '스마젠'에 발목 잡히다

입력 : 2012-04-02 오후 2:58:16
[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앵커 : 큐로컴(040350) 회사 소개부터 해주시죠.
 
기자 : 금융권 코어뱅킹시스템 구축과 컴퓨터 주변기기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큐로컴은 전신이 그루정보통신입니다.
 
그루정보통신은 벤처붐이 한창이던 1997년 4월 고려대 전자통신공학 석사 출신인 이연재씨가 자본금 1억원으로 창업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와 네트워크 구축 사업체였습니다.
 
그루정보통신은 2002년 1월 증시에 상장했고 사명을 그루아이티에스로 변경했고 2003년 지앤티웍스로 변경했습니다.
 
지앤티웍스는 실적 부진과 영업외손실 확대로 적자폭이 확대됐고 결국 2003년 12월 권경훈 당시 에프엔에스닷컴 부사장에게 인수됐습니다. 권경훈씨는 당시 14억9900만원으로 지앤티웍스 지분 13.9%를 인수해 경영권을 취득했습니다.
 
2004년 4월 지앤티웍스는 상호를 큐로컴으로 변경했습니다.
  
앵커 : 큐로컴으로 사명을 바꾼 이후의 회사 스토리는?
 
기자 : 큐로컴은 2005년 4월 금융솔루션개발 및 공급업체인 에프엔에스닷컴과의 합병을 시작으로 2005년 9월 상승정보통신과 합병, 2005년 10월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 에스비텍(현 큐로홀딩스) 인수, 2005년 11월 신약 및 백신 개발업체 스마젠 인수, 2008년 4월 의류,피혁,잡화류 제조가공 및 도소매업체인 지엔코 인수, 2009년 10월 커피유통업체 일리카페코리아 인수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앵커 : 이렇게 많은 회사들을 인수하려면 자금이 상당히 많이 필요했을텐데 조달은 어떤식으로 진행됐나요?
 
기자 : 네 큐로컴은 2005년 7월 19억9000만원의 일반공모를 시작으로 2011년 1월까지 총 8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757억6500만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2012년 4월 현재 큐로컴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회차가 6회차이고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회차는 9회차인 점을 감안하면 유상증자를 포함한 실제 자금 조달 규모는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회사내용을 좀더 소개해드리면 2003년 12월에 큐로컴(당시 지앤티웍스)을 인수한 권경훈씨는 2012년 4월 현재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 있지만 큐로홀딩스의 최대주주로써 큐로컴과 지엔코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습니다.(권경훈: 큐로홀딩스 지분 15.66% 보유, 큐로홀딩스: 큐로컴 지분 17.65% 보유, 큐로컴: 지엔코 지분 15.44% 보유)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 종속기업으론 신약 및 백신의 개발, 생산, 판매업체인 스마젠(지분율 64.78%)과 신약 및 백신개발업체인 스마젠 캐나다(지분율 64.78%)가 있습니다.
 
지난 3월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말 현재 큐로컴의 최대주주는 큐로홀딩스로 총 지분 17.65%를 보유중이며 권경훈씨가 0.79%, 자사주 0.56%, 권호씨가 0.36%, 기타가 80.6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 매출 구성은?
  
기자 : 2011년 3분기말 현재 매출 구성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금융컨설팅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하는 솔루션사업부가 66.4%이며 컴퓨터 및 주변기기 유통사업부가 33.6%입니다.
 
큐로컴의 코어뱅킹 솔루션 뱅스(BANCS)는 은행의 핵심 전산시스템인 계정계 시스템에서 입출금과 같은 계정데이터의 처리와 각종 전략경영 정보분석을 위한 기초정보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솔루션으로 국내외 40개국, 140여개 금융기관에서 사용중인 제품입니다.
 
큐로컴은 신한은행, 비씨카드, 현대카드, 외환은행, 부산은행, 수협, 산림조합중앙회, HK저축은행 등에 뱅킹시스템을 납품한 바 있습니다.
  
앵커 : 실적은 어떤가요?
 
기자 : 큐로컴은 지속적인 사업부진과 합병 사업부문에서의 '프로그램 복제 등 금지 청구소송'으로 인한 소송비용 증가,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 등 무형자산 상각, 인수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여파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한해 큐로컴은 연결기준으로 전년대비 14% 감소한 97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영업손익은 27억원 적자, 당기손익도 4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누적 결손금은 842억원에 달합니다.
  
앵커 : 올해 실적 전망은?
 
기자 : 올해 매출 전망은 다소 긍정적입니다. 큐로컴 관계자는 올해 2~3개 정도의 금융기관 뱅킹솔루션 프로젝트 수주로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5% 증가한 1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종속기업인 AIDS 백신 개발업체 스마젠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기손익은 여전히 적자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큐로컴은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서 2005년 스마젠 인수 이후 총 155억1300만원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했으며 임상시험 착수가 지연됨에 따라 이러한 손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큐로컴은 현재의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을 고려할때 에이즈백신의 상용화까지 향후 5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기간중 최소 635~1135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연간 11억원의 손실(연구개발 관련 인건비)이 지분법손실로 반영되어 자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 큐로컴의 뱅킹솔루션 뱅스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 당초 이 뱅킹솔루션 뱅스의 영구적인 판권은 큐로컴이 에프엔에스닷컴으로부터 구매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시점에선 큐로컴의 뱅킹솔루션 '뱅스'는 시장점유율면에서 경쟁사인 티맥스소프트(80개 고객사 확보)에 밀리고 있습니다.
 
또한 큐로컴이 티맥스소프트를 상대로 7년간 진행중인 뱅킹솔루션 뱅스의 '개작'과 관련한 소송 이슈도 한 동안 지속될 전망이어서 뱅스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큐로컴은 지난해 6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티맥스소프트의 '뱅스 프로프레임 2.0' 관련 개작 혐의는 입증해냈지만 손해배상 관련한 소는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2.0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티맥스소프트가 3.0과 4.0버젼으로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하면서 향후 3.0과 4.0에 대한 판권 소송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 이외에 투자자가 큐로컴 투자에 있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기자 : 큐로컴은 2005년 이후 1000억원 이상을 증자로 조달하면서 발행주식수가 7734만주로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증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큐로컴의 연간 판관비가 41억9300만원, 이중 연간 급여만 15억3812만원에 달했는데 지난해말 기준 현금은 16억47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잦은 증자로 인해 주주가치도 희석된 상황이며 향후 스마젠의 임상시험 등을 위해 추가 증자가 현실화된다면 주주가치는 계속해서 악화될 수 있어 보입니다.
 
자회사인 스마젠의 실적 가시화도 아직은 불투명합니다.
 
큐로컴의 자회사인 스마젠은 캐나다 소재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강칠용 박사가 개발한 에이즈백신과 관련해 전용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큐로컴과 계열사인 지엔코가 각각 64.8%와 3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큐로컴은 스마젠 인수 후 총 155억원의 손실을 껴안았습니다.
 
향후 에이즈 백신의 상용화 가능성도 미지숩니다.
 
큐로컴은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스마젠의 에이즈 백신기술이 원숭이 등 동물실험에서는 독성이 없고 어느 정도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실제 사람에 투여하는 경우 독성 및 백신의 효과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신약 개발의 특성상 에이즈백신의 성공확률이 매우 낮을 수 있고, 상용화할 확률도 희박할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  경영진이 자주 교체가 됐던데 이점도 부정적일까요?
 
기자 : 네 잦은 경영진 교체에 따른 책임경영 부재도 리스크요인입니다.
 
2003년 기업인수 후 큐로컴은 권경훈, 김동준, 조중기 대표로 3번의 대표이사 교체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박사 출신이며 김동준 전 대표와 조중기 현 대표이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도 함께 재직한 바 있습니다.
 
2004년 1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권경훈 대표의 재임기간은 1년 11개월, 2005년 11월에 대표로 취임한 김동준 대표이사의 재임기간은 4년 2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경영인 체제도입으로 회사발전을 도모하려 했지만 김동준 대표 재임기간에도 결과적으로 손실은 더욱 확대됐던 것입니다.
 
특히, 한미약품 상근 감사로도 재직했던 김동준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스마젠을 인수해 결과적으로는 큐로컴의 부실을 키운 셈이 됐습니다.
 
현 대표이사인 조중기 대표는 2년째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데 조중기 대표는 1970년생으로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로 재직 중 2002년 12월에 큐로컴에 이사로 입사했습니다. 조중기 대표 재임기간 중에도 누적 손실은 확대중입니다.
 
계열사에 대한 금전 대여가 많은 점도 석연치 않습니다.
 
지난해 3분기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큐로컴은 스마젠에 39억원, 큐로에프앤비에 101억원, 큐로홀딩스에 58억, 일리카페코리아에 10억 등 총 210억원 가량을 단기대여금 형식으로 지원했습니다.
  
앵커 : 향후 큐로컴 주가 전망은?
 
기자 : 경험적으로 볼때 큐로컴의 주가 추이는 스마젠의 에이즈 백신 개발 관련 뉴스 플로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례로 2005년말 김동준 대표의 취임 후 곧바로 이어진 스마젠 인수 재료에 큐로컴 주가는 2005년 11월 3000원에서 2006년 1월 12000원으로 3개월만에 4배나 급등했습니다.
 
그만큼 스마젠의 에이즈 백신 개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한편으론 스마젠을 제외하면 모멘텀이 없다는 점도 부정적입니다.
 
2012년 3월말 현재 큐로컴의 시가총액은 2680억원입니다.
 
그런데 2011년말 기준 자기자본이 417억7000만원이므로 순자산대비 6.4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셈입니다. 아마도 시장에선 스마젠 백신 상용화 가능성에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있는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향후 자회사인 스마젠의 에이즈 백신 개발 성과에 따라 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할수 도 있겠지만 앞서 큐로컴 자체 보고서에도 확인했듯이 백신 개발의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므로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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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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