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지난 2009년 1월 출범한 IPTV가 가입자 500만 명을 모으면서 제2의 도약을 이룰 지 주목된다.
3년4개월 만에 가입자 5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유료방송 플랫폼 가운데 최단 기록으로, 안정적 성장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지만 차별적 서비스가 뒤따르지 않는 한 유료방송 플랫폼을 하나 더 추가한 데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회장 김원호, 이하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에 따르면 IPTV 3사(KT의 '올레 tv', SK 브로드밴드의 'B tv', LG 유플러스의 'U+TV')의 실시간 가입자는 지난 11일 500만3961명으로 집계돼, 이날을 기점으로 가입자 5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케이블방송이 6년 걸려 가입자 500만 명을 모으고, 위성방송은 아직 가입자 400만 명을 채 모으지 못했다는 점에 견줘 IPTV의 빠른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국내 IPTV 3사의 실시간 가입자 규모가 프랑스,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유료방송시장의 후발주자인 IPTV가 규모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500만 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준점을 넘겼다는 설명이다.
VoD(Video On Demand)를 도입해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방송을 볼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소개한 것도 IPTV의 성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많다.
IPTV가 보유한 VoD 콘텐츠는 10만여 편이고, 지난해 기준으로 가입자 가운데 26%가 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IPTV의 성과에 비해 과제 역시 명백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애초 출범 목표로 내세운 양방향 서비스는 아직도 미미한 상태다.
확보한 가입자 수 역시 3사 가운데 KT에 집중돼 있고, 이마저 KT 단독상품에 대한 호응이라기 보다는 자회사인 위성방송과 결합한 OTS가 시장에서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저가형 번들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한 셈인데, 케이블방송이 이에 대해 자금력을 앞세운 거대 사업자의 반칙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 방통위 역시 OTS가 시장질서를 위협하는 것인지 조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KT가 상황을 마냥 낙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입자만 늘렸을 뿐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IPTV 역시 지상파 등 기존 채널을 수급하는 데 치중해, 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 등 기존 방송플랫폼과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IPTV 3사는 현재 확보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청률 산정방식을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논의하는 등 수익모델을 개척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안정적 성장기반을 확보한 만큼 인터넷 특성을 살린 양방향 서비스, 개인타깃 서비스 등 IPTV만의 킬러콘텐츠를 개발하는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충고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