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지하철 대합실 셔터에 머리를 부딪혀 입원한 승객에 대해 서울메트로측에 보상액의 일부만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 최승욱 판사는 16일 채모씨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메트로는 채씨에게 82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채씨는 지난 2009년 12월25일 23시45분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하차한 후 밖으로 나가기 위해 역사 내 대합실을 이동 중 머리를 부딪혔다. 공익근무요원인 조모씨가 지하철 영업 종료에 대비해 내리던 대합실 셔터에 채씨의 머리가 부딪힌 것이다.
조씨는 셔터를 내리던 중 지나가는 승객들을 발견하고 다시 셔터를 올리는 중이었지만, 채씨는 미처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머리를 부딪쳐 상해를 입었다.
채씨는 "일실수익 손해 및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서울메트로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는 셔터를 30~50cm 정도만 내렸다가 지나가는 승객을 발견하고 다시 올리고 있었는데 채씨가 이를 미처 보지 못해 머리를 부딪혔다"며 "셔터는 속도가 매우 느리고 소음이 커 승객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셔터가 내려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머리를 부딪힌 채씨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병원측으로부터 최초 진단에서 2주, 추가 진단 3주 등 총 5주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채씨는 이를 어기고 136일간 입원했다"며 "야간에 무단외출이 잦았고, 특실만을 사용했던 점을 고려해 보상액 전액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일실 수익을 허위로 보고했고, 입원비 및 치료비도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8000만원의 손해배상액 중 82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익근무요원인 조씨는 지하철 영업 종료에 대비해 대합실 셔터를 내리면서 승객들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며 "셔터를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승객들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은 과실로 사고가 일어났으므로 서울메트로측은 조씨에 대한 사용자로서 일정부분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