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국내외 사회공헌활동 박차..왜?

"순수한 사회 환원?..사회 비난 여론 잠재워야"
금융당국 압박까지..권혁세 원장, 30일 직접 주문할 듯

입력 : 2012-04-23 오후 3:35:57
[뉴스토마토 김혜실·송주연 기자] 은행업계의 사회공헌 활동들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층 더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물론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이지만 금융권에 대한 사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넘긴 은행들이 이자와 수수료 수익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행태에 비난의 목소리가 최근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국내 사회공헌 활동의 경우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입김도 상당히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은행들 사회공헌 활동 강조할 듯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권혁세 원장은 오는 30일 전국 18개 은행장들을 은행회관으로 불러 모아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권 원장은 이 자리에서 은행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권 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만큼 곧 새로운 아젠다를 선보이거나 1년동안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부분을 다시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새로운 아젠다를 '사회공헌'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권 원장이) 앞으로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융회사 중 특히 은행들은 정부와 국민들의 도움으로 그동안 엄청난 수익을 거둬왔다"며 "많이 번 만큼 많이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이 다음 행보로 사회공헌 활동을 꼽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30일 은행장 모임에서 사회공헌 관련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 당국의 직접적인 압박이 들어오기 전까지 은행이 먼저 움직일 이유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업계, 봉사활동 등 사회 공헌 나서
 
업계에서는 서민금융, 수수료 인하 등보다 직접적으로 그룹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우선적으로 발벗고 나섰다.
 
우리금융(053000)그룹은 이날 본사에서 글로벌자원봉사단 발대식을 열었다. 우리금융은 사회 공헌 차원에서 국내외 공헌 활동을 늘려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일에도 그룹 창립 11주년을 맞아 전계열사 임직원 1만4000여명이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KB금융(105560)그룹은 특징적으로 지난해 5월 경제·금융교육과 학술·장학사업에 주력할 공익법인 'KB금융공익재단'을 정식 출범시켰다. KB금융 전 계열사가 공동출자한 200억원 규모 재단으로, 매년 이익의 1% 이내 추가 출연으로 재단 규모를 1000억원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지주(055550)는 지난 2009년 최초로 금융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총 700억원 규모의 신한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한 이후 꾸준히 소외계층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의 자금형성을 위한 아동발달지원계좌(디딤씨앗통장) 사업의 계좌를 운영 중으로, 임직원들은 7년간 약 35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환경보존과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푸름',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문화', 금융업의 특성을 살려 미래세대 교육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둔 '나눔' 등 3가지 테마로 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전국 7개 시중·지방·외국계 은행은 은행연합회 주도로 2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 공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대지진 등과 같은 긴급 사안이 생길 때를 대비해 사회공헌 기금을 모으기로 했다.
 
◇공헌 활동도 글로벌화
 
은행들은 또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글로벌 금융그룹 성장 목표에 맞게 공헌활동도 해외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및 11개 전 계열사에서 선발된 30여명의 봉사자는 오는 28일부터 6일간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함께 필리핀 마닐라 인근 다스마리니아스시 빨리빠란 지역에서 공부방 신축, 미니놀이터 및 화단 조성, 빈곤아동 무료급식, 지역아동 대상 교육 등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팔성 회장은 봉사단 발대식에서 "우리가 나가야할 길은 해외밖에 없다"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외 공헌 활동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부터 10일 동안 서울대학교 치과병원과 공동 해외 자원봉사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약 30여명의 아동에게 무료 구순구개열 수술을 해주고, 약 400명의 일반 환자 진료를 진행했다.
 
KB금융은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아시아 저개발 지역에 파견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각각 30명씩 파견해 현지 자원봉사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했다. 지난 2008년부터 말레이시아, 베트남, 스리랑카,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등 6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며 "특히 올해 은행들이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글로벌 공헌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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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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