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저출산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펭귄부부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펭귄부부란 집안의 어른이나 가장보다는 어린 자녀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생활패턴을 결정하는 현대판 부부로, 부부가 양육과 가사일을 함께 분담하는 신세대 부부를 말한다.
암수 모두 새끼사랑이 유별나고 모든 일을 함께 분담해 살아가는 펭귄의 특성을 빗대 만들어진 신조어다.
21일
대상(001680) 청정원이 운영하는 종가푸드샵에서 기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561명의 응답자 중 34.7%(542명)가 자신은 펭귄부부라고 응답했다. 기혼자 3명 중 1명이 펭귄부부인 셈이다.
◇엄마 아빠, 아이 전용 제품 함께 먹는다
펭귄부부가 증가하면서 어린이용 식품을 함께 먹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대상FNF에서 선보이고 있는 '종가집 어린이김치'가 대표적인 예다.
이 제품은 2008년 어린이들을 위해 출시됐지만 아이와 함께 먹는 가정이 늘면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5%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어린이에 맞춰 매운맛과 짠 맛을 줄이고 체질 개선에 좋은 클로렐라와 정장 작용을 돕는 올리고당, 유산균 등 기능성 원료를 첨가한 것이 성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청정원의 캔햄 '우리팜 아이사랑'도 펭귄부부 증가에 따른 인기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상황.
화학적합성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은데다 100% 무항생제 국산 돼지고기와 천일염을 원료로 사용해 일반 캔햄보다 가격이 20% 정도 더 비싸지만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청정원 관계자는 "아이를 공략해 선보인 제품이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적극적으로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며 "출시 전 반응을 엿보기 위해 진행하던 소비자 시식회에도 어린이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등 어린이 입맛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아예 2010년부터 어린이 전용식 통합 브랜드 '우리아이'를 운영 중이다.
모든 제품을 어린이의 영양섭취 실태와 생애 주기 특성을 고려해 맞춤 설계했다.
특히 '우리아이 안심계란'은 HACCP 인증을 받은 친환경 농장에서 자란 닭이 낳은 1등급 품질인증 달걀로 일 2000개만 한정 생산한다.
이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풀무원은 지난해 계란 업계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5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어린이 전용 생수도 있다.
호주 알카라이프(ALKALIFE)의 '오지(Aussi) 베이비워터'는 면역체계가 불완전하고 소화 기능이 약한 아이들을 겨냥한 어린이용 프리미엄 생수를 새로 선보였다.
◇아이 전용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활기
어린이용으로 나온 건강기능식품도 최근 펭귄부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상 웰라이프에서 알약 형태의 클로렐라를 아이들이 먹기 편하도록 파우치 타입으로 만든 '짜먹는 클로렐라'가 대표적인 예다.
이광승 대상웰라이프 본부장은 "알약을 삼키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클로렐라를 음료 형태로 만들어 선보이게 됐다"며 "예상외로 이러한 편리성이 성인들에게도 좋게 평가돼 가족 공용 제품으로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홍삼도 짜먹는 형태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두 제품의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
씹어먹는 형태의 어린이용 오메가-3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노비스 '키즈 츄어블 오메가-3'는 오렌지맛 천연 젤라틴으로 만들어 아이들도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