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이틀 전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한데 이어, 본인의 구속집행정지 결정 심문기일이 열리는 23일 심혈관질환에 관련된 수술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의 수술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해 정오를 전후로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심문기일을 열어 최 전 위원장의 몸상태를 확인해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하려던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정선재)는 이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선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 전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심문에서 "전날 최 전 위원장의 소환장을 서울구치소 측에 발부하는 과정에서 최 전 위원장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구속집행정지 심리를 전에도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본인의 심문기일이 열리는 당일에 수술을 받으면서도 담당재판부에는 이를 전혀 알리지 않은 최 전 위원장 측의 행보는 사법부에 대한 '안하무인'적 행태로 비춰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 전 위원장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강행한 것은 구속수감 일수를 채우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 전 위원장은 1심에서 무죄를 받거나, 유죄시 형 집행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구치소에 있어야 한다. 때문에 최 전 위원장으로서는 '구속수감' 일수를 깎아먹는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 여러 법률가들의 분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 측은 아마도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위해 열리는 심문 결과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구치소의 결정에 따라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구속일수도 채우는 한편, 구치소에 있지 않아도 되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법'에 따르면 구치소장은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경우 외부의료시설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밖에서 수술해야 한다'는 구치소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구치소장의 결정으로 월요일 오전 11시에 계호인력 붙여서 병원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런데 화요일 오후 5시에 법원에서 '구속집행정지 심리기일이 잡혔다. 소환 가능하냐'고 연락이 왔고 구치소 쪽에선 '이미 나가서 수술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 7시에 수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구속집행정지 심문 내용과 수술 경과 등을 종합해 수일 내로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 여부와 집행정지 기간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심문에서 전문위원은 재판부에 "최 전 위원장은 객관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되며, 회복기까지 합치면 통상적으로 입원치료만 20일 정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70세가 넘는 최 전 위원장의 나이와 합병증의 유무, 수술 경과에 따라 입원일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