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2GB 램(RAM) 전쟁에 '상술' 있다

1GB에 비해 속도차이 거의 없어

입력 : 2012-05-3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램(RAM)2GB 탑재를 공식화하며 '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066570)가 처음으로 '옵티머스 LTE2' 모델에 2GB 램을 장착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005930)도 갤럭시S3 LTE 모델에 대해 램 용량을 2GB로 늘렸다며 맞받아 치는 형국이다.
 
램 용량이 증가하면 저장 공간이 늘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며 제조사들이 광고에 나서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판매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 기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램 1GB? 2GB? 많을수록 좋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스펙 경쟁이 때 아닌 램 경쟁으로 옮겨붙고 있지만 과장된 측면이 많다. 
스마트폰도 PC와 같은 구조로 CPU(중앙처리장치), 램(주기억 장치), 하드(보조기억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CPU(중앙처리장치)가 데이터를 받아들여 연산처리하는 계산역할을 담당한다.
 
하드디스크가 데이터를 CPU로 보내면 CPU가 그것을 연산처리를 하는 것으로 CPU가 좋으면 그만큼 데이터 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하드에서 바로 CPU로 데이터를 보낼때는 전송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이를 주기억장치인 램이 해결한다.
 
즉 램은 하드의 데이터를 기억했다가 빠른 전송속도로 하드와 CPU 사이를 중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램 방식 자체가 현재 DDR2에서 DDR3로 바뀌지 않는한 아무리 메모리 양이 늘어도 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도 PC처럼 램에서 데이터가 쌓여서 공간이 없어질 때가 되면 자동적으로 기존에 저장했던 데이터를 지우기 때문에 램 용량이 많이 남는다해도 체감 속도나 버벅임에는 변화가 없다.
 
PC에서도 1GB 램 이상을 사용하는 게임이나 동영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가방 크다고 공부잘하나
 
램 용량이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큰 가방일 수록 책을 많이 담을 수 있다.
 
가방이 커지면 빈공간이 많이 남지만 가방안에 공간이 많이 남는다고 가방이 가벼워 질리는 없다. 괜히 커진 가방때문에 무게만 더 나가는 것처럼 램 용량이 더 커질수록 배터리 소모율만 늘어날 뿐이다.
 
책상을 예로 들어도 마찬가지다.
 
책상이 넓을 수록 여러 서류나 기구들을 많이 얹어둘 수 있어 편해 보이지만 넓은 책상은 방안의 공간만 차지할 뿐 책상의 공간을 다 활용하지도 못한다.
 
구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2GB 램에 맞춰 OS를 만들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는 1GB 램을 레퍼런스로 만들어진 OS다.
 
◇버벅임 문제는 불완전한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버벅이는 가장 큰 원인은 램보다 안드로이드 OS가 해결해야될 과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복잡한 화면을 로딩하는 과정에서 실제 애플의 iOS 계열 기기는 랜더링을 멈추고 행동에 우선권을 준다.
 
반면 안드로이드 계열은 위아래로 움직이는 중에도 동시에 화면을 랜더링을 하는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안드로이드 계열은 사양이 다소 떨어지거나 많은 프로그램이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고 있는 경우 렉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구조적인 문제로 CPU 사양이 따라와준다면 개선될 수 있다. 멀티테스킹면에서 개선해야될 점은 안드로이드 OS와 제조사들의 CPU지 램이 아니라는 뜻이다.
 
안드로이드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 부분들은 어떻게 최적화 하고 CPU를 어떻게 분배하고 가속할지를 연구해야 한다.
 
실제 삼성 갤럭시S2가 나왔을때 같은 램용량임에도 다른 기기보다 버벅임이 적었던건 한단계 발전된 CPU인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이런 부분을 효율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IT업계 전문가는 "실제 램 가용용량이 부족해서 최신 OS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며 "램 용량이 많을 수록 버벅거리지 않는다는 느낌은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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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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