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내 축산농가들이 수익성 악화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 국제곡물가격이 급등, 사료 값 상승과 더불어 축산물 생산비도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한우번식우(송아지)·비육돈(돼지고기) 등 7개 축종, 1400농가를 대상으로 '2011년 축산물 생산비'를 조사한 결과, 축산물 생산비는 소·돼지·닭 등 축산물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고기용 돼지인 비육돈 생산비는 사료비와 구제역 발생에 따른 가축비 증가 등으로 지난 2010년 100kg당 24만8000원에서 지난해 30만2000원으로 22.0% 올랐다.
송아지는 지난 2010년 한 마리에 269만2000원에서 지난해 306만1000원으로 13.7% 뛰었고, 고기용 한우인 비육우도 600kg당 518만원에서 569만1000원으로 9.9% 올랐다.
우유 생산비도 전년보다 리터당 12.0%나 올랐고, 계란(10개) 역시 11.9% 상승했다.
김봉철 통계청 농어업통계과장은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 값이 크게 올라 축산물 생산비가 증가했다"며 "지난해 사료가격은 전체적으로 전년보다 9.4%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곡물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 1일 발표한 '국제곡물가격 동향과 국내 사료가격 전망'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하반기 이후 안정세로 돌아섰던 국제곡물가격이 201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9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대두와 옥수수의 국제가격은 각각 t당 543달러, 295달러까지 치솟았다.
축산물의 생산비가 증가함에 따라 비육돈를 제외한 대부분의 축산농가의 순수익도 감소했다.
특히 소값 하락 등에 따라 한우 농가의 손실이 컸다. 4~5개월 된 암송아지 산지가격이 지난 2010년 마리당 217만4000원에서 지난해 144만9000원으로 33.3% 떨어지면서 번식우의 순수익이 107만1000원의 적자를 냈다.
비육우 순이익도 마리당 116만6000원 적자로 전년 73만9000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육우 사육의 손실폭은 더욱 컸다. 육우 고기 가격이 지난해 25% 하락하면서 마리당 150만6000원의 적자가 났다.
반면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47% 가량 오르면서 비육돈 마리당 순수익은 지난 2010년 4만원에서 지난해 14만3000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김봉철 과장은 "지난해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 300만두를 매몰처분해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랐으며 공급보다는 수요가 많아 돼지 농가의 수익은 올랐다"면서도 "한우는 산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한우 농가의 손실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도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에 따라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홍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미국과 남미·유럽의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 바이오에너지용 곡물 수요 증가가 맞물려 대두와 옥수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곡물가격 상승세가 세계 곡물 재고량 감소 등으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제곡물가격이 2~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6월 이후 국내 사료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