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기관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으면서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일 엔씨소프트 종가는 24만150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4월초 32만8000원보다 26.37%나 빠졌다.
그나마 최근 주가가 반등하면서 낙폭을 줄인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달 21일에는 20만7000원대까지 떨어지며, 20만원선이 붕괴될 뻔 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은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 3월15일부터 이날까지 엔씨소프트 총 상장주식의 약 5% 규모인 120만6153주를 순매도했다.
하반기 ‘블레이드앤소울(블소)’, ‘길드워2’ 등 신작 게임들을 서비스하면 엔씨소프트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증권사 전망과 기관 거래는 반대 방향으로 흐른 것이다.
◇실적 부진에 '블소' 흥행 우려 겹쳐
기관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도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가 예상보다 심했던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분기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137억원, 순이익은 1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66.2%, 64% 줄어들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게임산업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은 떨어지고 신작 게임 준비로 지출은 많아지면서 영업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1분기 200억원 이상은 나올 줄 알았는데, 137억원은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실적은 2분기에도 계속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실적이 예상 이상으로 악화되면서, 신규 게임 출시 후 실적 기대치도 그 만큼 낮아졌다.
두 번째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블소’ 흥행 성적을 확인하고 싶은 심리다.
‘블소’는 3차 비공개 테스트(CBT)에서 이용자들은 게임 이용 시간을 한정하는 ‘활력 시스템’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때문에 ‘블소’가 시장에서 예상만큼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마지막 이유는 경쟁작인 ‘디아블로3’의 폭발적인 흥행이다.
지난달 15일 출시된 ‘디아블로3’는 PC방 점유율이 40%에 근접하는 기록을 세웠다.
‘디아블로3’가 많은 이용자들을 가져가면서 ‘블소’ 흥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악재가 많아지고 수급이 나빠지면서 엔씨소프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연구원들도 기관에 적극적으로 매수를 권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회사 가치·신작 게임 성공 가능성 변함없어
하지만 최근들어 엔씨소프트의 상황은 호전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문제가 됐던 ‘블소’의 ‘활력시스템’을 정식 서비스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경쟁작인 ‘디아블로3’는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버그, 부족한 콘텐츠 등으로 인해 장기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블소’ 외에도 ‘길드워2’ 등 엔씨소프트의 대작 게임 모멘텀은 이어지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블소’에 이어 빠르면 한달 뒤 ‘길드워2’가 서비스되고 내년 하반기에는 ‘와일드스타’라는 새로운 대작 게임이 나올 것”이라며 “‘와일드스타’는 ‘길드워2’급의 대작 게임으로 ‘블소’, ‘길드워’처럼 강력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