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80년대 농구코트를 달궜던 고 김현준씨에 이어 그의 동생마저 비극으로 숨지는 참담한 일이 일어났다. 소식을 전해들은 삼성 직원들의 표정에는 비통함마저 서렸다.
삼성물산(000830)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각) 페루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사고 사망자 가운데 김효준씨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은 삼성물산 부장으로, 페루 현지에 건설할 수력발전소 후보지를 시찰하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발전, 수자원, 에너지, 도로 등 SOC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로 알려졌다.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사연은 그가 바로 비운의 농구스타 김현준씨 친동생이란 점이다. 그는 선수로 활약할 당시 전자슈터로 불리며
삼성전자(005930)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현대전자 소속이었던 이충희씨와의 라이벌전은 농구대잔치의 백미였다.
23년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친 뒤에는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 유학을 거쳐 소속팀이었던 삼성으로 복귀, 코치생활을 하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1999년 10월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당시 그의 나이는 39세에 불과했다.
형의 죽음 이후 동생은 ‘김현준 장학금’ 행사마다 빠짐없이 참석하며 형의 뜻을 기렸다. 농구 후진 양성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형의 자녀를 직접 돌보며 가장 역할을 도맡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등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은 10일 사고 수습을 위해 현지로 출국했다. 정 부회장은 출국에 앞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땀 흘리던 우리 동료가 희생돼 너무나 충격이 크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한국인 8명을 비롯해 탑승자 14명 전원이 사망했고, 시신은 페루 당국에 의해 수습됐다. 한국인 희생자는 삼성물산 소속 김효준 부장(48), 유동배 차장(46), 우상대 과장(39), 한국종합기술의 전효정 상무(48), 이형석 부장(43), 서영엔지니어링 임해욱 전무(56), 최영환 전무(49), 한국수자원공사 김병달 팀장(5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