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따른 수입제품 가격 인하 효과 '기대이하'..독점 유통망 탓

공정위, 주요 소비재 22개 품목 가격 동향 발표

입력 : 2012-06-21 오후 1:40:01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오는 22일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표된지 100일, 다음 달 1일이면 한·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된지 1주년을 맞는다. FTA 체결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수입 제품들의 가격은 얼마나 내렸을까.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 수입제품 중 소비량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품목들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내렸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FTA 체감 효과는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수입·유통업체들이 독점적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한·EU, 한·미 FTA 시행에 따라 관세가 철폐·인하된 수입제품 중 소비자가 많이 찾는 소비재 22개 품목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 동향을 발표했다.
 
22개 품목은 EU산 9개(전기다리미·전기면도기·전동칫솔·와인·위스키·유모차·샴푸·프리이팬·승용차), 미국산 13개(냉장고·오렌지·체리· 오렌지주스·포도주스·와인·맥주·호두·아몬드·스위트콘·샴푸·치약·승용차)가 선정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개 품목 중 15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EU FTA 관련 품목 9개 중에서는 6개 품목의 가격이 떨어졌다. 전기다리미(테팔 FV9530)는 가격이 26.5% 하락했으며 전기면도기(필립스RQ1260CC)와 유모차(잉글레시나)는 각각 4.4%, 10.3% 내렸다.
 
곽세붕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가격이 인하된 품목 중 와인과 승용차를 제외한 품목은 모두 한·미 FTA 발효 전후 가격인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인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 관련 품목들은 총 13개 중에서 9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오렌지(네이블) 17.6%, 체리(레드글러브) 48.2%, 오렌지주스·포도주스(웰치스) 8.6%, 아몬드(캘리포니아) 8.8%, 승용차(포드 링컨MKS) 7.0%, 냉장고(키친에이드) 5.5% 등의 가격 인하가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품목의 경우 가격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전동칫솔(브라운 오랄비 트라이엄프 4000)은 지난해 6월 14만8000원이던 소비자가격이 지난해 11월에는 15만9000원으로 올랐다.
 
수업업체측은 제품사양 업그레이드,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가격 자체가 상승, 소비자가격도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위스키와 맥주도 물류비 등은 원가 상승분이 관세인하 효과를 상쇄해 가격 변동이 없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위스키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수입가격 자체가 1.4% 상승했다.
 
호두 또한 미국 현지의 작황 부진에 따라 수입 가격이 21.1% 상승해 소비자 가격도 13.2% 상승했으며, 샴푸·치약도 1년차 관세인하율이 3%(샴푸) 또는 1.2%(치약) 수준에 불과해 가격인하로 연결되지 않았다.
 
특히 소비자들은 수입·유통업체의 독점적 유통구조 때문에 FTA 발효 효과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유럽산 전기다리미나 프라이팬, 위스키는 수입·유통업체들이 중간에서 취하는 유통 마진이 턱없이 높아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공정위와 소비자단체 및 소비자원에 따르면, 유럽산 전기다리미의 경우 평균 유통수익률이 129.6%에 달했으며 유통업자들이 중간에서 챙기는 마진은 원가의 1.3배에 달했다.
 
유럽산 프라이팬·위스키의 경우 수입·유통업체들의 독점적 유통 구조로 인해 수입원가보다 각각 평균 2.9배, 5.1배나 높았다.
 
정부측의 시각 또한 FTA 발효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은 것은 유통망의 문제가 크다고 보고 있다.
 
곽세붕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부처와 협조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유통단계 축소 및 유통비용 절감에 가장 효과적인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국장은 "오는 8월18일 시행되는 표준화된 전자결제창을 보급으로 소비자가 가격, 이용기간, 거래내용 등을 확인한 후 결제가 진행되도록 해 안전한 결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자상거래 거래시 사업자가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정보를 구체화한 '상품정보제공고시'를 제정, 원산지·A/S 책임자 등 구매 선택에 필수적인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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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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