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다국적제약사들만의 고유 영역으로 자리매김된 국내 새 당뇨병치료제(DPP-4억제제) 시장에 국내제약사가 첫 도전장을 내밀면서 향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27일 국내 19번째 신약인
LG생명과학(068870)의 DPP-4억제제 ‘제미글로’를 제조, 판매허가한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이번 치료제 개발에 정부차원에서 57억원 R&D 비용을 지원했다”며 “국내 임상결과 혈당조절 효능 등이 기존의 다국적제약사들의 수입품과 비교해 견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DPP-4억제제(Dipeptidyl Peptidase-4 Inhibiter)는 식후 혈당치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하고, 췌장 베타세포를 자극하지 않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등 기존 약물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즉 당뇨병치로제 복용시 가장 부작용이 컸던, 혈당 감소와 체중 증가를 개선했다는 얘기다.
국내 DPP-4억제제 시장은 약 1000억원 규모로, 그동안 다국적제약사들의 독무대였다.
지난 2008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MSD가 ‘자누비아’를 국내에 첫 도입한 이후 한국노바티스의 ‘가브스’, BMS/AZ의 ‘온글라이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잇따라 DPP-4억제제를 들여왔다.
시장 매출에서는 단연 ‘자누비아’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500억원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2009년 출시한 ‘가브스’는 지난해 약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제미글로' 출시허가를 받은 LG생명과학은 연말까지 약가를 받아 올해 안으로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출시 원년에 매출 200억원 이상을 자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제미글로’는 모든 제2형 당뇨환자에게 식사유무에 관계없이 1일 1회 50mg 단일 용법으로 사용 가능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내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수출 판매도 서두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국, 터키, 인도 등에서 현지 파트너와 현지법인을 통해 임상 허가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출시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의 DPP-4억제제 시장 진출에 대해 다국적제약사들은 ‘좋은 제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제미글로’가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은 각각의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제품 우수성은 의료진과 환자들이 잘 알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한편 ‘제미글로’는 지난 2003년 연구개발에 착수한 후, 2009년 임상 3상 시험 신청 승인 받고 식약청 신약승인까지 약 10여년의 기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