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에스엘시디(S-LCD)가 하나로 뭉쳐 '삼성디스플레이'로 다시 태어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3개 계열사 통합을 통해 자산 규모가 총 33조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디스플레이 업체로 올라섰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005930) 다음으로 큰 조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일 오전 11시 창립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신설법인의 이름을 삼성디스플레이로 정하고 권오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통합을 통해 액정디스플레이(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AM AMOLED)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하나로 통합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기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삼성전자의 LCD사업부를 독립시켜 만든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중소형 디스플레이를 각각 생산해왔다.
이정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통합에 대해 "사업방향을 OLED쪽에 무게를 두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최근 파나소닉과 소니가 연합 전선을 형성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 LCD 중심의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OLED로 빠르게 전환해, 일찌감치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이번 통합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총 매출액은 29조2400억원으로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매출(24조2000억원)보다 약 5조원이 많아, 매출 기준으로 보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이 된다.
생산규모로도 국내외 직원 3만9000명, 국내와 중국, 슬로바키아 공장을 포함해 전세계 생산 거점은 7곳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의사결정의 효율화 및 비용절감 이외에도 규모의 경제 자체에서 오는 장점이 있다"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구매력, 3사의 시장 점유율이 합쳐지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성장성에 한계를 맞아 OLE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LCD분야 기술 및 시설을 통합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또 세계최대 세트업체인 삼성전자를 든든한 가족으로 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통합으로 각 패널의 세트 공급 경로가 일원화하고 의사결정이 빨라져 이전보다 효율적인 공급체계를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 연구원은 "의사결정 신속성을 확보했다는 건 LCD와 AMOLED간 투자 우선순위가 명확해진다는 점인데 이는 앞으로 예상되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특화된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있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그늘을 벗어난 독립 회사로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LCD·OLED 시장의 시너지 효과는 향후 OLED 사업이 중대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하는데, 정작 하반기 OLED 수요 상승분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만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OLED TV 등이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은 SMD를 중심으로 그동안 OLED 패널 양산에만 집중해왔지만, 스마트폰 시장 전반을 놓고 보면 가격 부담 등으로 OLED패널을 선택하는 스마트폰 비중이 아직 적다는 점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