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종 통계청장 "베이비부머는 정책의 핵심고객"

(박동석의 이슈&피플)"은퇴 늦추고 산업현장에 더 머물수 있게 해야"
"최강희 감독 `닥치고 공격`처럼 출산율 제고에 올인 필요"
"기업, 가계 패널데이터 작성 계획..통계와 실제 미스매칭 극복에 최선 다할 것"

입력 : 2012-07-20 오후 12:50:00
[뉴스토마토 이상원 박진아기자]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우기종 통계청장은 20일 뉴스토마토 '박동석의 이슈&피플'에 출연해 "출산율을 단기간에 올릴 수는 없지만  '닥치고 공격'이라는 최강희 국가대표 축구감독의 전술처럼 모든 정책의 포커스를 출산율 제고에 두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청장은 또 "출산율을 올려야 급속한 고령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통계청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인구구조 변화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전달하고, 지역별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퇴시기를 맞은 베이비부머 대책에 대해서도 "베이비부머들이 좀 더 산업현장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베이비부머들이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정책고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 = 박동석 뉴스토마토 대표
 
◇우기종 통계청장
 -취임 1년이 다됐다. 소감은?
 
▲작년 7월에 취임하고 전국에 5개 지방청, 49개 지역사무소 등을 돌아보고, 국제회의에도 참여를 많이 했다.
 
가는 곳마다 공통된 의견은 통계청의 역할을 더 강화해 달라는 것이었다. 국제적으로도 대한민국 통계청이 더 큰 역할을 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특히 사회변화에 맞는 새로운 통계를 개발해 달라는 요구, 앞으로 국가통계가 한단계 더 발달할 수 있는 국제적 요구에 부흥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새로운 통계개발을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국가가 어느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나가고 있는지, 여러가지 지표를 개발하고 싶다. 앞으로 복지가 주목받고 있고, 개개인의 행복, 삶의 질을 볼 수 있는 행복지수와 같은 것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방법론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싶다. 지금은 정체적인 통계이지만, 보다 동태적인 통계, 동태적인 분석을 해보고 싶다.
 
"기업, 가계 변화상 파악할 수 있는 동태적 통계 시도"
 
통계청이 가계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 가계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기업이 어떻게 발전돼 나가는지 문제는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동태적 분석이 필요하다.
 
 
◇박동석 뉴스토마토 대표
-기업, 가계의 변화를 볼 수 있는 패널데이터는 산업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달에 5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소득 2만불, 인구 5000만명을 의미하는 20-50클럽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아시다시피 인구 5000만명을 넘는 국가는 세계 196개국 중 26개국 정도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넘는 39개국 중에서 인구 5000만명 이상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에 밖에 없다.
 
지금까지 우리가 강소국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이제는 정말 우리나라가 크고 강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갖고, 그 자부심 만큼, 국내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가능인구 급격 감소..13년마다 울산시 인구 사라지는 셈"
 
-세제와 금융 등 경제정책분야를 두루 섭렵한 정통경제관료로서 20-50클럽 가입 이후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인구가 5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가고 있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에 370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2017년부터 2030년까지만 약 400만명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매 13년마다 울산시 인구규모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이런 흐름은 전세계적으로도 동일한데, 일본과 독일, 그리고 우리나라가 가장 심각한 국가다. 개발도상국중에는 중국, 러시아도 우리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의외의 나라로 미국과 영국이 있는데, 이들 국가는 이민정책을 잘 해서 생산가능인구가 늘고 있다. 또 신흥경제성장국 중 인도와 브라질도 인구가 증가할 전망이다.
 
"모든 정책 포커스 출산율 제고에 집중해야"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없는가? 저출산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출산율을 0.1% 올리기가 엄청나게 힘들다. 그래서 그것 말고 다른 정책을 펼치자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출산율 단기간에 올리는 대책은 없지만, 돈이 들고, 시간이 들겠지만, 해야 하는 정책이다. '닥치고 공격'이라는 최강희 국가대표 축구감독의 전술이 있는데, 출산율도 그것처럼 모든 정책의 포커스를 출산율 제고에 두고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1983년 2.1명 이후 떨어져 저출산시대에 접어들었다. 당시에 이미 앞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는 신호였다. 지금은 출산율이 1.4명인데, 1.8정도까지만 올리더라도 고령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문제에 있어 통계청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
 
▲우리나라와 같은 인구구조나 인구구조의 변화를 경험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고령화사회를 대비한 통계청의 역할이라면, 그런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전달하는 것이 될 수 있겠다.
 
1955년부터 1963년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이 지금까지는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는데, 앞으로 이분들이 은퇴를 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그런 과정을 겪는 앞으로의 30년 40년이 중요하다. 이분들의 변화가 어떤 사회적 변화를 수반하는지, 국가 전체적인 변화, 시도별로도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그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문화가정과 공동운명체..실태파악 중요"
  
-생산가능인구가 오히려 늘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유연한 이민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 우리나라도 다문화라는 말이 근래에 부각되고 있는데, 우리도 이제 인구구조에서 이민오는 사람이 많은 순유입국가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이런 국제이동이 다른나라, 다른사람들의 얘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우리도 같은 공동운명체로서 다문화가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열쌍 중 한쌍이 다문화가정이다. 이미 운명공동체가 돼 있다. 이분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통계청이 해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다문화 실태에 따른 정확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통계청이 최초로 경제총조사를 했었는데, 성과는?
 
▲정부 정책수립이나 기업의 경영계획, 개인의 창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기촤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영업자 통계는 통계청 통계포털에 가시면 통계 네비게이터가 있다. 그것을 활용하시면 어느 지역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내용의 사업을 할지 등의 정보를 활용하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6월 20일에 '개인사업체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해서 자료를 별도로 언론에 공개했고, 9월과 12월에도 국민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석자료를 발굴해서 배포할 계획이다.
 
베이비부머가 은퇴를 하면서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자영업은 3년 내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음식점 등으로 시작하는데 오래 버티지 못한다. 정말 이분들을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 베이비부머가 중심적인 정책고객이 돼야 한다.
 
베이비부머들이 빠진 산업활동공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베이비부머들이 쌓은 것들을 후배들이 제대로 이어받는지 그런 부분들을 채워줄 대책들이 필요하다. 정책부서에서도 정년연장이나 임금피크제 등 베이비부머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기 흐름 느리게 개선..불확실성은 여전"
  
-향후 경기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최근 지표들을 보면 생산과 소비가 약간씩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주 호전된 것은 아니지만 증가하고 있다. 비교적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약간 어두운 면이 있다면 수출과 투자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 선행지수가 최근 3개월간 하락하고 있고, 유로존 재정문제 등 대외 불확실성도 확실한 개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경기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통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여전한것 같은데?
 
 
 
▲국민들의 불신이라기보다는 국민들이 국민들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물가지수 하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다. 채소나 신선식품을 많이 소비하는데 그것은 다른 것보다 높게 오르는 것 같다. 생필품은 더 높게 뛰는 것 같은데 하는 보다 세분화된 통계, 신속한 통계를 원하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통계청에 대한 요구이고 주문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물가는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한 생활물가지수, 신선식품지수 등 여러가지 보조지표를 제공하고 있는데, 가중치 개편도 5년에 한번씩 하던 것을 잘라서 그 중간에 하자고 해서 내년에 실시할 계획이다.
 
고용통계도 공식 실업률 통계와 함께 구직단념자나 취업준비자 통계 등은 국민들에게 덜 만족스러운 통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좀더 일하고 싶은데, 풀타임으로 들어가고싶은데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든지, 일을 하더라도 내가 일하는 만큼으 대가를 못받고 있다든지 내가 가지고싶은 일자리와 나에게 다가오는 일자리의 미스매칭문제라든지 그런 체감과 통계지표간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기종 통계청장
 
▲1956년 전남 신안 ▲경기고-서울대 경영학과-보스턴대 대학원 경영학과 ▲행정고시 24회 ▲재정경제부 총무과장 ▲대통령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 ▲대통령실 국민경제비서관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 ▲통계청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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