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권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윤대 회장에 대한 경영평가를 했을 때 85% 이상의 직원들이 경영을 잘 못하고 있고, KB국민은행에 있어서는 안될 최고경영자(CEO)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 회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진 것은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어 회장이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반대 입장을 보인 우리금융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어 회장은 인터뷰에서 "KB금융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상 우리금융과의 합병은 충분한 시너지가 있다"며 "5조원 정도의 자금은 자체 조달할 수 있어 자금력도 문제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왕이면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은 모든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하고 싶다"며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어 회장의 입장 변화 움직임은 과거 발언을 통해 이미 감지됐지만, 직접적으로 피력한 것은 처음이었다.
박 위원장은 "직원들이 원하지 않으면 합병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수시로 바꾸면서 어제 인터뷰에서는 환영받고 인수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오늘 개최되는 이사회 회의에서 이사들에게 (직원들이)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하고,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윤대 회장이 2년 동안 KB국민은행에 와서 한 것은 국가경제를 망치고 KB국민은행의 영혼을 팔아먹는 행동만 했다"며 "우리 직원들은 (우리금융 인수를) 절대 받아드릴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일어탁수(一魚濁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KB국민은행지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일어탁수라는 말처럼 물고기 한 마리가 물을 흐리고 있다"며 "금융노조가 앞장서서 흐려진 물을 맑게 만드는 청량제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