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낚시꾼? '중대보도'에 관련주 '롤러코스터'

입력 : 2012-07-18 오후 3:05:06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18일 북한의 '중대보도' 예고에 국내 투자자들이 놀아났다.
  
이날 오전 북한은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낮 12시 '중대보도'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예고 후 국내 주식시장은 일순간 긴장감에 휩싸였다.
 
북한의 중대보도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돌면서 방위산업주들은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유포된 '김정은 사망설'은 이들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실제 스페코(013810)가 전날보다 14.09% 오른 2510원까지 치솟았고, 빅텍(065450)도 13.66% 오른 2205원까지 치솟았다. 휴니드(005870)퍼스텍(010820) 역시 각각 10.03%, 8.00% 급등하는 등 중대보도에 대한 긴장감을 반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상 북한의 예고된 발표 이후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된 경험은 거의 없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방위산업주에 쏠린 투자자들의 관심은 꺾일 줄 몰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군부에 대한 인사까지 단행한 상황이란 점과 북한군의 큰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급등한 것은 방산주 뿐이 아니다. 이화전기(024810) 광명전기(017040) 신원(009270) 로만손(026040) 등 남북경협주들도 동반 급등했다. 이화전기와 광명전기 등은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고, 신원과 로만손도 10%가 넘게 뛰었다.
 
베일에 싸인 북한의 '중대보도'가 예상과 달리 북한의 경제개방일 가능성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이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삽시간에 주식시장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루머에는 "18일 미국이 이번주 내 북한에 대한 상당한 식량 지원을 발표하고 북한도 이후 수일 내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uranium enrichment program)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란 내용의 기사가 활용됐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루머에 활용된 기사는 작년 이맘때 보도된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한 작전세력이 베일 가려진 북한의 중대보도를 빌미로 주가를 조종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유포한 것이란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 모든 해프닝은 실제 북한의 중대보도 이후 끝났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결국 방위산업주나 남북경협주에 베팅했던 투자자 모두 헛물을 켠 셈이다.
 
빅텍, 스페코, 휴니드, 퍼스텍 등 방위산업주는 모두 약세로 거래를 마감했고, 남북경협주 역시 이화전기를 제외한 광명전기, 신원, 로만손 등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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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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